뮤지컬 ‘서편제’ 恨의 정서 새로운 그릇에 맛깔스레 담아내

뮤지컬 ‘서편제’ 恨의 정서 새로운 그릇에 맛깔스레 담아내

기사승인 2014-03-28 03:49:00

“뮤지컬 ‘서편제’는 제게 매우 특별합니다. 저는 판소리를 하는 사람인 만큼 뮤지컬 장르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무대에서 혼자 여러 역할을 하다가 다른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새롭습니다. 뮤지컬이란 큰 그릇에 판소리란 재료가 들어간 ‘서편제’는 그 전에 없던 매력을 발산합니다.”

지난 26일 서울 광진구 천호대로 유니버설아트센터서 열린 ‘서편제’ 프레스콜 무대인사에서 이자람(35)은 다른 어느 배우보다 주목 받았다. 판소리를 하는 국악인이기 때문이다.

이자람은 2010년 초연과 2012년 재연에 이어 세 번째 출연이다. 초연을 올리던 해 동편제 적벽가를 완창하고 그에 앞서 2007년 동초제 수국가를 완창했다. 중요 무형문화재 5호이기도 하다.

‘서편제’는 이청준 소설의 원작이든, 임권택의 영화든, 이지나 연출의 뮤지컬이든 ‘소리’와 ‘한(恨)’을 주제로 한다.


뮤지컬 ‘서편제’는 거장 이청준, 임권택이 갖는 힘을 과연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이지나는 2010년 초연에서부터 소리와 한을 노래로 표현하는데 보란 듯이 성공했다.


이날 이지나는 “프로그램 북에 ‘이번에는 더 이상 수정 없이 이 작품의 완성이다’라고 적었다”며 대본, 노래, 연주, 안무, 무대디자인, 영상 등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기에는 이자람의 배꼽부터 밀어 올리는 소리가 ‘대체 불가’로 들어가 있다.


이번 ‘서편제’에선 초연과 재연에서 비중이 적었던 동호 캐릭터가 부각됐다. 아버지 유봉, 아버지의 뜻을 받들면서도 동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놓지 않는 송화, 이 세 사람의 갈등이 봉합되는 과정에서 그 스포트라이트가 동호에게 가는 것이다. 동호는 소리꾼을 그만두고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찾겠다며 록 음악을 찾아 떠난다.



그 동호 역에 브로드웨이 출신 마이클 리, 뮤지컬 배우 송용진, 그리고 ‘가창돌’로 주목받는 그룹 엠블랙 멤버 지오가 이날 무대에 섰다.


무엇보다 지오의 등장이 관심을 끌었다. 지오는 ‘다른 소리 길’ 등을 열창하며 관객을 몰입시켰다. “1940∼60년대 정서를 담아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는 스스로의 우려를 짧은 순간 거둬냈다. 또 다른 송화에 차지연 장은아, 유봉에 서범석 양준모가 출연한다.


제작사 오넬컴퍼니 측은 “‘서편제’가 판소리라는 한국 음악과 우리만의 한의 정서를 무기로 서구에 진출한다면 그들의 내면을 울리는 아름다운 작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5월 11일까지(070-7124-1740).

전정희 선임기자 jhj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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