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윤도현 밴드(YB)의 ‘나는 나비’ 첫 소절이 흘러나오자 신입생들은 열광했다. 박자를 놓치는 등의 실수도 있었지만 반응은 뜨거웠다. 부활의 ‘네버엔딩스토리’와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 등 히트곡을 선보인 교수들은 학생들의 박수 갈채를 한 몸에 받았다. 공연 이후 신입생들은 강의실에서 만난 교수들에게 “공연 잘 봤다”는 말을 하며 한결 살갑게 다가왔다. 박 교수는 13일 “어디 가서 우리가 300명 앞에서 공연할 수 있겠느냐”며 당시 느꼈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가락’이 결성된 건 지난해 12월 말이다. 학생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박 교수의 머릿속에 ‘밴드’가 떠올랐다. 한때 뮤지션을 꿈꿨던 김우진(44) 교수가 합류했고 뒤따라 송인성(47) 교수와 황인이(43) 교수가 뜻을 모았다. 각자 드럼과 기타, 베이스와 보컬로 역할도 나눴다. 밴드 이름은 교수(G), 아저씨(A)라는 뜻을 합쳐 가락으로 지었다.
경영대 학생 락밴드 동아리인 ‘발악’(B.A.- Rock)과 어울리는 이름이다. 각자 연구 때문에 바쁘지만 한 달에 한 번 연습실에 모여 합주하며 공연할 곡을 구상중이다. 박 교수는 “학생들이 불러만 준다면 우리는 언제든 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앞으로도 듣는 사람이 즐거운 무대를 꾸미고 싶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