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325명의 수학여행단을 포함해 총 475명의 승객을 태운 여객선이 16일 전남 진도 부근 해상에서 침몰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발생했다. 군 당국은 일몰 후 조명탄으로 사고 현장을 밝힌 채 수색에 나섰다. 296명의 실종자 중 대부분이 침몰한 선내에 잔류하고 있어 신속한 구호가 관건이다. 17일 오전 1시 현재 수중 구조가 가능한 감압장치 부착 평택함과 청해진함이 도착해 본격적인 선내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국방부는 “공군이 CN-235 수송기를 이용한 야간 플레어(조명탄)를 이용해 사고 현장을 밝혔다”고 발표했다. 동원된 수송기는 총 6대 규모이며 3분마다 조명탄을 발사해 사고 해상을 비춘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과 해경은 이날 오후 5시쯤 1차 선체 수색작업을 시작했다. 오후 6시30분쯤 구조대원이 여객선 선실 3곳에 진입했지만, 승객 발견에는 실패했다. 군 당국은 선실에 물이 차 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이 본격 선체 수색을 진행하려면 중앙산소공급장치가 필요한데 이를 뒷받침하는 장비는 평택함과 청해진함에 탑재돼 있다. 작전 중이던 이들 함정은 17일 오전 1~2시쯤 사고 해상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고는 16일 오전 8시55분쯤 수학여행단을 태운 6800t 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조난 신고후 세월호는 2시간 만에 침몰했다. 17일 오전 1시30분 현재 구조된 인원은 179명이고, 확인된 사망자는 6명이다.
여객선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 해상에서 멈춰섰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수사 본부를 꾸려 구조된 선장 이모씨 등 승무원을 목포 해경으로 소환해 사고 원인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해경은 항로 궤적을 나타내는 해상교통관제센터(VTS)를 확인한 결과 여객선이 항로는 지켰지만 사고 30분 전 운항속도를 10노트 가량 급감한 것으로 파악했다. 해경은 사고 지점엔 암초 등이 없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여객선에는 3박 4일 일정으로 수학여행길에 오른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과 교사 15명, 일반 승객, 승무원 등 모두 47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여객선에는 또 차량 150여대와 컨테이너 등이 실려 있었다.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은 공식 브리핑에서 구조자 가운데 “신분이 확인된 수학여행 학생은 78명”이라고 말했다. 제주로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이 총 325명이므로 사망이나 실종 상태가 아닌 구조 학생은 4분의 1이 채 못된다.
조난자들이 선실에 남아 있다면 사실상 생존이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장 구조자 조모씨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발생 후) 3~4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배 안에 있다면 사실상 생존은 거의 힘들다”며 “조류가 굉장히 세기 때문에 배 안 진입이 불가하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100여 명 이상이 바다에 뛰어든 것으로 보였다. 이들은 배 밖으로 탈출했기 때문에 구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이어 “물살이 1분에 50m 이상 흐르기 때문에 사고 배 위치로부터 반경 5㎞를 수색했지만 별다른 인명 상황은 파악하지 못했다. 사실상 현재 배 안 생존 확률은 낮다”며 “배 안에 물이 많이 찬 상태이기도 하고, 수심 45m 정도 되는데 수압을 계산한다면 상당히 힘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관련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긴장감이 고조됐다. 오전 10시10분쯤 “침몰이 임박했으니 탑승객들은 바다로 뛰어내려라”는 선내 방송이 나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선박이 완전히 뒤집혀 침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학생들은 바다에 뛰어들어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해역의 수온은 12.6도 정도였다. 이 정도 수온이라면 2시간 정도 생존할 수 있다.
진도=사진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지훈 기자
글=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우성규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