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혼자 살겠다고 나왔냐, 진짜 빡친다” 세월호 선장에 비난 쇄도

[진도 여객선 침몰] “혼자 살겠다고 나왔냐, 진짜 빡친다” 세월호 선장에 비난 쇄도

기사승인 2014-04-17 15:24:01

[쿠키 사회] “이 선장 보고 있나. 끝까지 남아 승객 돌보다 숨진 여승무원을, 아직도 선실 속에 남아 있는 학생들을, 그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울부짖음을.”

침몰한 세월호의 구조 작업이 만 하루를 넘기도록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자 선장 이준석(69)씨를 겨냥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특히 끝까지 배를 지키며 승객 안전을 책임져야 할 선장이 가장 먼저 배를 탈출하고도 자기변명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등의 비상식적인 행동을 일삼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17일 유명 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 게시판 등에는 이 선장을 질타하는 내용의 글이 쇄도했다. 네티즌들은 이 선장이 가장 먼저 배를 탈출한 사실은 명백한 선원법 위반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선원법 10조(재선의무)에는 “선장은 화물을 싣거나 여객이 타기 시작할 때부터 화물을 모두 부리거나 여객이 다 내릴 때까지 선박을 떠나서는 안된다. 다만, 기상 이상 등 특히 선박을 떠나서는 아니 되는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장이 자신의 직무를 대행할 사람을 직원 중에서 지정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명시돼 있다. 또 선박 위험시 조치를 다룬 11조에도 “선장은 선박에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에는 인명, 선박 및 화물을 구조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다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이 선장은 인명구조는커녕 가장 먼저 배를 탈출했다.

실제 애초 발표된 세월호 1차 구조자 명단에 선장의 이름이 명시돼 있다.

한 생존자는 “내가 가장 먼저 경비정으로 뛰어들어 구조됐다고 생각했는데, 경비정 구조원이 선장이 먼저 경비정에 탑승하고 있었다고 알려줬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생존자도 “구명정에 타 보니 선장과 기관사가 타고 있었다”고 했다.

이 선장이 위험을 직감하고 탈출한 시각은 16일 오전 9시30분쯤이고 구조는 9시50분쯤 이뤄졌다. 하지만 정작 배 안에서는 오전 10시15분까지 “실내가 안전하니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일부 생존자들이 찍은 동영상에는 배가 거의 다 넘어갔을 당시에도 실내에서 움직이지 말라는 안내방송이 담겨 있다. 끝까지 안내방송을 하던 여승무원은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때문에 인터넷에는 “배가 문제가 있고 기울고 있으면 승객들을 우선 구명정 등으로 대피시키거나 최소한 밖으로 나오게 해야지, 승객들에게는 선실에 있으라고 하고 선장만 탈출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 선장의 자격도 논란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선장은 1급 항해사가 아닌 2급 항해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선박직원법상 3000t급 이상 연안수역 여객선 선장은 2급 항해사 이상의 면허를 보유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2급 항해사 면허를 가진 이씨가 세월호 선장을 맡는 것은 위법이 아니다. 하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여객선 운항을 책임지는 자가 1급 항해사가 아닌 점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사고 직전 세월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가 16일 새벽 3시46분부터 끊겼다는 보도를 놓고 선장이 운항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이를 감추려다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

이 선장은 원래 세월호가 아닌 청해진해운이 보유하고 있는 또 다른 제주행 여객선을 주로 몰았다.
세월호를 몰았던 선장이 휴가를 가게 돼 대신 세월호를 운행했다. 청해진해운 측은 “(이 선장이) 구조됐다는 것만 확인됐을 뿐 아무것도 이야기 해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네티즌들의 분노는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이 선장을 살인죄로 다뤄야 한다”거나 “수 많은 승객과 가족들, 온 국민을 비탄에 빠트린 선장에게 엄벌을 내려달라” “여승무원에게는 선실에 남아있으라는 안내방송 하라고 지시하고, 자기만 먼저 살자고 탈출했겠지? 빡치네요” 라는 글이 이어졌다.

이 선장은 경찰 조사에서 승객을 끝까지 책임지지 않은 점과 항로 이탈 운항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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