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21세기 최악의 대한민국 인명 사고로 치닫고 있는 세월호 침몰은 해운 역사에서도 최악의 운항 실수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16일 사고 당시 본래 선장인 1급 항해사인 신모(47)씨는 휴가, 대리 선장인 2급 항해사 이모(69)씨는 휴식 중, 입사 4개월짜리 3등 항해사 박모(26·여)씨가 조타실 키를 잡고 운항을 떠안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해경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16일 세월호 사고 50여분 전부터 3등 항해사 박씨가 조타실에서 키를 잡고 있었다. 박씨는 입사 후 만 4개월이 된 ‘신참’으로 세월호 운항 경험이 선임들 보다 부족했다. 침몰 당시 급격한 방향 전환을 위해 배는 자동운항이 아닌 수동운항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배가 지그재그로 움직였다는 생존자들의 진술과 맞닿아 있다.
선박에서 오전 8시부터 정오까지는 3등 항해사가 당직 사관으로 조타를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현직 항해사라고 밝힌 이는 국민일보에 “원래 3등 항해사가 자기 당직시간에 책임을 지고 직접 지휘하며 선박을 운항한다”라며 “위급하거나 필요시 선장을 호출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타수가 키의 방향을 변경하려면 선장 등의 지시가 필요한데, 박씨가 선임자 보고와 이에따른 후속조치 과정에서 키를 변경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대리 선장이던 고령의 이씨는 해경 조사에서 “사고 당시 조타실에 없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이나 상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진술하고 있다.
사진=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