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세월호 최초 침몰시각 조작 의혹 제기돼

[진도 여객선 침몰] 세월호 최초 침몰시각 조작 의혹 제기돼

기사승인 2014-04-21 16:46:00
[쿠키 사회] 세월호 최초 침몰시각의 조작 여부를 둘러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체가 침몰하기 시작한 지 1시간여 만에 해경 등에 뒤늦은 신고가 접수됐다는 것이다.

전남 목포해경은 “세월호 침몰신고가 상황실에 공식 접수된 것은 지난 16일 오전 8시58분”이라고 21일 밝혔다. 하지만 이 신고는 선장 등이 한 것이 아니라 수학여행을 떠난 단원고 학생으로부터 휴대전화 연락을 받은 학부모가 한 것이다. 앞서 전남소방본부에는 이보다 6분 빠른 8시52분에 단원고 학생이 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난신고가 이뤄졌다.

해양수산부가 공개한 항적도 등에 따르면 이 시각은 8시48분 원인모를 급선회 이후 선체가 기울고 물이 차 엔진이 멈춘 세월호가 항로 반대방향으로 막 표류하기 시작한 시점이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인 국립해양조사원은 인터넷 홈페이지 항행경보(제14-155) 등에서 세월호 침몰시각을 8시30분이라고 밝혔다. 이 기관이 해도수로과장 등의 결제를 거쳐 공식 발표한 항행경보는 “16일 오전 8시30분 진도 부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제주로 향해 중이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중이며 수학여행 학생 등 승객 471명이 탑승 중이니 인근 해역을 항해중인 선박과 어선은 조난 구조에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고 적고 있다.

‘진도군 관매도 부근 여객선 침몰 조난 협조’라는 제목을 단 항행경보는 홈페이지 게시와 함께 나브텍스(네비게이션 텔렉스·navtex·협대역 전용 인쇄전송 장치)를 통해 사고해역 반경 300㎞해역의 모든 선박들에게 일제히 발송됐다.

이에 대해 박경철 국립해양조사원장은 “침몰지점 등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해수부와 해경 상황실 등에 전화 문의한 결과”라며 “인근 선박에 항행경보를 통해 조난상황을 재빨리 전파하려던 실무진의 단순한 착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진도군청이 사고 당일 전남도청 상황실로 보낸 ‘세월호 여객선 침몰 상황보고’에도 역시 사고발생 시각이 8시25분으로 적혀있다.

뿐만 아니다. 단원고가 학부모들을 위해 작성한 ‘사고 및 대응 현황판’에는 세월호에서 해경 신고접수나 국립해양조사원의 항행경보 시각보다 먼저 이상 징후가 드러난 것으로 돼 있다.

문제의 현황판에는 사고 당일 오전 8시10분 제주해경으로부터 ‘배와 연락이 안된다’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다.

경기도교육청 정상영 대변인은 21일 안산 합동종합대책본부 기자회견에서 “안산 단원고 백모 연구부장이 최초 신고 40여분 전 침몰을 인지한 제주해경에서 인솔교사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연락을 유선전화로 받았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백 연구부장이 당시 경황이 없어 다른 책상의 전화를 당겨 받아 수차례 통화한 해경 관계자 이름이나 직위 등은 메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숨진 이 학교 강모(53)교감이 학교에 휴대전화를 걸어 침몰 소식을 알린 것은 8시50분이다.

제주해경은 “세월호에 누가 타고 있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단원고에 전화를 했겠느냐”고 이를 부인하고 있다.

사고 직후 구조활동을 벌인 어민들의 의견도 눈 여겨 볼만하다. 같은 마을 어선 5척과 구조활동을 하기 위해 현장으로 간 정모(52)씨는 “미역을 캐러갔다가 마을이장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뒤 배를 몰고 사고해역에 갔을 때는 오전 9시 훨씬 이전으로 기억 한다”고 말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최초 신고 이전에 제주해경과 세월호가 침몰사고에 관한 연락을 주고받았는지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경합수부는 제주해경과 단원고,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을 상대로 구체적 통화기록 등을 조사 중이다.

목포=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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