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세월호 참사 관련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왔던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리더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노 전 의원은 24일 트위터에 “총리가 무능한 것이 아니라 무능력한 사람을 총리로 세웠습니다”라며 책임론에서 한발 빗겨나 있는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의 트위터엔 찬반 양론이 불붙었고, 원문은 수백회 리트윗돼 퍼져 나가고 있다.
노 전 의원은 “무책임한 장관을 임명한 사람은 또 누구입니까”라고 물으며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는다는 점에서 세월호 선장과 대한민국호 선장은 똑같은 상태입니다”라고 마무리했다. 트윗글에 박 대통령 이름 한자 언급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핵심 비판으로 읽힐 수 밖에 없다.
이 글은 올린 지 두어 시간 만에 600회 이상 리트윗되며 주목받고 있다. 정치권에서 참아온 박 대통령의 무능에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제기했기 때문이다. 노 전 의원은 지난 21일까지만 해도 “지금은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과학적 구조>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라며 “<정치적 공방>에 그칠 뿐인 비판과 질책이라면 나중으로 미루고 넘기시라”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여야가 없다. 삶과 죽음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당시엔 참사 닷새째로 사활을 건 구조작업이 한창 진행중이었다.
하지만 같은 날인 21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며 세월호 선장을 향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행위”를 했다며 맹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승객들은 제자리를 지키라고 하면서 자기들은 승객을 버리고 먼저 탈출을 했다. 이것은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흥분했다. 그러자 가디언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너무 쉽게 살인자 꼬리표를 붙인다”라며 “정부 비판 여론을 돌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한 바 있다.
노 전 의원의 발언은 그의 트위터 안에서도 찬반양론을 낳고 있다. 팔로어엔 지지자가 많은 만큼 다수는 박 대통령에 대한 리더십 문제제기가 “핵심을 짚었다”는 쪽이다. 트위터리안 @kg***는 “세월호 선장과 대한민국 선장, 이것이 이번 사고를 안타깝게 하는 대다수 국민들의 평균적인 시각”이라며 “누가 누구를 살인자라 비난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하지만 일부는 “정의당이 집권하면 안전사고가 안 생기나”라거나 “무책임한 박근혜를 선택한 반쪽짜리 그 국민은 무엇인가”라고 했다. 트위터리안 @lhc*****는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맘이 편하세요”라고 반문하며 “자원봉사라도 하심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사진=2013년 광주 북구 국립 5·18 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당시의 박 대통령(맨 왼쪽)과 노 전 정의당 대표(맨 오른쪽), 국민일보DB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