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부1인자는 황병서… 교체 배경 무엇인가

北 군부1인자는 황병서… 교체 배경 무엇인가

기사승인 2014-05-02 19:23:00
[쿠키 정치] 북한 군부의 최고권력자인 인민군 총정치국장에 황병서(65) 노동당 조직지도부 군사담당 제1부부장이 임명된 것이 공식 확인됐다.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권력 2인자로 활동해왔던 최룡해 전 총정치국장이 핵심요직에서 물러나면서 황 총정치국장이 새로운 ‘황태자’로 등극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황병서, 권력 2인자로 부상하나=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정숙평양방직공장 노동자 기숙사에서 열린 5·1절 경축 노동자연회에서 황병서를 ‘인민군 총정치국장’으로 발표했다. 황 총정치국장은 노동당 핵심부서인 조직지도부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인물이다. 그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후계구도가 공식화되는 과정에서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2010년 9월 중장, 2011년 4월 상장, 지난달 대장에 이어 차수까지 올랐다. 지난해 김 제1비서 외부활동 수행횟수는 두 번째로 많았고, 올해는 가장 많이 수행하고 있다. 그의 약진 이유는 김 제1비서 생모 고영희의 신임을 받으며 일찍부터 김정은 후계 체제의 구축에 앞장섰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가 앞으로 국방위원회와 당 정치국, 당 중앙군사위원회 등에서도 핵심요직을 차지해 명실상부한 권력 2인자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군 3대 핵심요직 모두 교체=이번 총정치국장 교체로 북한 군부의 3대 핵심요직은 2012년 4월 김정은 체제 공식 출범 이후 2년 만에 모두 바뀌었다. 총정치국장(최룡해→황병서), 총참모장(이영호→현영철→김격식→이영길), 인민무력부장(김정각→김격식→장정남) 모두 장기집권에는 실패한 것이다. 이는 김 제1비서가 권력 실세의 잦은 교체를 통해 최고 통치권자로서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특정 인물에 권력 쏠림 현상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룡해는 혈통 때문에 부담?=최 전 총정치국장은 올들어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저는 등 당뇨병이 크게 악화됐다. 그는 최근 별장에서 주로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김 제1비서 수행 횟수도 지난해 4분기 49차례에서 올 1분기 15차례로 대폭 줄었다.

그러나 그의 해임 사유를 단순한 건강 악화에서만 찾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최 전 총정치국장 부친 최현이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의 백두혈통 다음으로 높게 평가받는 ‘항일 빨치산’이라는 점과 최 전 총정치국장의 카리스마로 볼 때 김 제1비서가 부담을 느꼈을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황 총정치국장은 최 전 총정치국장 같은 리더십과 화려한 배경을 가지지 못한 실무형 인사에 더 가깝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 전 총정치국장이 지난달 26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차수 계급장을 달고 맨 앞줄에 앉았다는 점에서 숙청 가능성은 낮고 다른 직책(국방위 부위원장, 당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용호, 장성택의 경우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해임 발표가 있었다”며 “최 전 총정치국장은 (해임 관련) 보도가 지금 일절 없기 때문에 숙청됐을 가능성이 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남혁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