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 저 남자 낯이 익다” 경찰 유가족 사찰 물의… 들통나자 “경찰 아냐” 부인

“엇? 저 남자 낯이 익다” 경찰 유가족 사찰 물의… 들통나자 “경찰 아냐” 부인

기사승인 2014-05-19 23:43:00

[쿠키 사회] 경기 안산단원경찰서 소속 정보형사들이 진도로 내려가던 세월호 침몰 참사의 피해 가족대표단을 미행하며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가족에게 적발된 형사들은 경찰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가 사태를 키웠다.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21분쯤 전북 고창군 내 한 휴게소에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이하 가족대책위)’ 소속 유가족 30여명이 저녁식사를 하러 들른 사이 안산단원서 소속 정보형사 2명이 주변을 배회하다가 이들을 알아본 유족에게 적발됐다.

일부 유가족은 휴게소에 들어서면서 양복을 입고 따라온 남성의 낯이 익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청와대로 항의 방문을 갔을 때에도 봤다는 사실을 기억해낸 것이다. 유가족이 부르자 남성은 밖으로 나갔고, 유가족이 따라나가 남성을 잡아 세웠다. 유가족은 “왜 우리를 수사(미행)하느냐”며 “경찰관 아니냐. 신분이 뭐냐”고 따졌다. 애초 정보형사들은 “경찰이 아니다”라며 부인하다 결국 시인했다.

이날 대표단 30여명은 오후 4시쯤 버스 2대를 이용해 박근혜 대통령 담화에 대한 회의를 열기 위해 전남 진도로 향하고 있었다. 유족 10여명은 미행당한 것에 격분해 이들 정보형사 2명을 버스 한 대에 태워 다시 안산으로 올라오고, 나머지는 일정대로 진도로 내려갔다.

경찰은 유족을 따라 진도로 내려간 것은 사실이지만 (경찰신분을 숨긴 것은) 정보관들이 발각되자 당황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치안상 이유로 유가족을 도우려다 오해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족들은 버스를 타고 안산으로 오면서 휴대전화를 이용, 경기경찰청에 사과를 요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김상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