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조’ D조에서 최약체로 분류된 코스타리카가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에 일격을 가하며 2014 브라질월드컵 첫 이변을 일으켰다.
15일 오전 4시 브라질 포르탈레자 에스타디오 카스텔라오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코스타리카가 우루과이를 3-1로 격파했다. 코스타리카는 우루과이를 비롯해 ‘축구 종가’ 잉글랜드(피파랭킹 10위)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9위)가 속한 D조에서 최약체로 분류됐었다.
초반 기세는 우루과이가 앞섰다. 전반 24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얻어낸 페널티킥에서 에딘손 카바니(파리생제르맹)가 선제골을 성공시킬 때까지만 하더라도 우루과이가 손쉽게 경기를 가져가리라 예상됐다.
그러나 후반 들어 조엘 캠벨(올림피아코스)를 중심으로 코스타리카의 조직력이 살아났다. 캠벨은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코스타리카 공격의 첨병 역할을 맡았다. 캠벨은 경기 내내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리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고 결국 후반 9분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어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 번 달궈진 코스타리카의 뜨거운 기세는 쉽사리 식지 않았다. 동점골을 넣은 지 3분 만인 후반 12분 오스카르 두아르테(브뤼헤)가 중앙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해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40분에는 캠벨이 절묘하게 연결한 패스를 받은 마르코스 우레나(쿠반 크라스노다르)가 골키퍼를 제치고 공을 밀어 넣으며 쐐기골을 꽂았다.
우루과이는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리버풀)를 아꼈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우루과이는 이날 경기에서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인 수아레스를 벤치에 앉히고 대신 에딘손 카바니(파리생제르맹)-디에고 포를란(세레소 오사카) 투톱을 내세웠다. 수아레스를 잉글랜드전과 이탈리아전에 전념하게 해 지옥의 조에서 살아남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수아레스의 공백은 컸다. 카바니와 포를란은 후반 들어 상대 수비에 철저히 막히며 이렇다 할 위협적인 움직임을 거의 보여 주지 못했다. 약이 바짝 오른 우루과이는 막시 페레이라(벤피카)가 후반 추가시간 조엘 켐벨을 걷어차 퇴장카드까지 받았다. 팀이 역전패를 당하는 모습을 벤치에서 지켜보던 수아레즈의 얼굴엔 괴로움이 역력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사진 = KBS 중계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