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류현진이 타석에서 빛났다. 자신의 실투로 내준 홈런을 중전 안타로 되갚았다. 멀티히트까지 했다. 미국 언론들은 류현진에게 ‘베이브 류스’라는 닉네임을 헌정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후임 투수의 실투로 10승 도전엔 실패했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클리브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다저스는 주전인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와 3루수 후안 우리베, 1루수 애드리안 곤잘레스를 모두 뺐다. 주전들이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류현진은 꿋꿋하게 던졌다. 4회초 클리브랜드 라이언 레이번에게 좌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0-2 위기였다. 다저스 거포들이 빠져 공격이 답답했던 상황에서 더 뼈아팠다.
하지만 류현진은 공격때 타석에 들어가 스스로 안타를 치며 홈런에 따른 실점을 만회했다. 3회 중전안타를 때린 류현진은 5회 통쾌한 2루타로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이때부터 흔들린 상대 투수는 결국 3-2로 역전을 허용했다. 자기와 같은 투수인 류현진에게 2루타까지 허용하자 자존심이 상한 듯 했다. 류현진은 이때 홈까지 밟았다. 자신의 실투를 타격으로 만회했다.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를 넘겨받은 브라이언 윌슨이 조금더 잘했다면 10승도 충분히 가능했다. 하지만 윌슨은 8회 3실점하며 류현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그래도 미국 언론의 칭찬은 쏟아졌다. 투수가 타석에 서지 않는 한국 프로야구에서 온 류현진이 타격도 뽐내자 MLB 전설의 홈런타자 ‘베이브 루스’에 빗대 ‘베이브 류스’라고 헤드라인을 뽑았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9일 디트로이트와의 원정경기로 예상된다.
사진=타격감을 뽐내는 류현진, ⓒAFPBBNews=News1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