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전선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 현장 검증이 8일 해당 장소에서 진행됐다. 5명의 목숨을 앗아간 임 병장은 군복을 입고 수갑과 포승줄에 묶여 수사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담담하고 차분한 얼굴로 현장검증에 임했다.
현장검증에는 희생된 장병들의 유가족과 부상자 가족, 부상 병사, 국방부 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변호인 등이 참관했다.
임 병장은 수류탄 투척을 재연하던 순간 감정이 북받친 듯 수사관에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고 한참을 서 있었다. 수류탄 투척 직후 이뤄진 창고와 생활관 인근에서의 사격 장면도 재연했다. 수사관들은 임 병장이 긴장한 모습을 보이자 “긴장 풀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임 병장은 창고와 생활관을 연결하는 계단에서 “여기서 4~5명 정도 본 것 같고 총을 두세 발 쐈다”라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쓰러지는 것은 보지 못했으며 당시 이들이 누군지 알아볼 만큼 밝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수사관이 “소초주변 CCTV에 서서쏴 자세에서 조준 사격하는 모습이 찍혔다. 본인이 맞냐”고 묻자 “맞는 것 같다”며 일부 시인했다.
임 병장과 한때 대치했던 김모 상병에 대해서는 “체형을 보고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먼저 1발을 조준 사격 했다”고 말했다. 반면 현장에서 동료를 부축하다 피격돼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 일병에 대한 조준사격 여부에 대해선 “그런 적 없다”며 부인했다. 일부 상황에 대해서는 “당시 분노에 휩싸여 있어서 잘 기억이 안 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임 병장은 이날 두 시간 정도 동안 현장검증을 마치고 다시 8군단 내 영창에 수감됐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