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은 우연히 이뤄졌다. 2012년 제주도의 화산 활동 증거를 찾던 연구원 이진영 박사팀은 제주도 20여곳의 퇴적층 시료를 채취하다 상창리의 한 공사현장에서 2~3m 두께의 현무암층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용암이 흐른 뒤 쌓이는 퇴적층에 주목해 주변의 탄화목을 집중 조사했다. 이후 2년여간 반사성탄소연대측정과 광여기루미네센스(OSL) 연대측정법을 동시에 활용해 5000년 전 화산 분출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제주도에서 1만년 내에 분화한 화산이 발견된 건 송악산에 이어 두 번째다.
상창리 현무암층은 당초 3만5000년 전 주변 병악오름의 분출로 생겼다고 추정돼왔지만 이번 연구로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젊은’ 화산활동의 결과물임이 드러났다. 약 7000년 전 해안에서 화산재를 분출한 송악산 화산활동과 달리 용암이 분출해 내륙에 흘러내린 것도 차이점이다.
이진영 박사는 “마그마의 존재 등이 확인되고 제주도 화산암 형성 시기를 추가로 연구하면 제주도를 활화산으로 규정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