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6일 에볼라 바이러스 등 신종 고위험 병원체의 진단과 조사, 백신 개발에 필요한 검사를 담당하는 특수복합 실험시설인 ‘생물안전 4등급(BL-4) 실험실’ 건립 예산 383억원이 기획재정부의 대폭 예산 삭감으로 268억원으로 감액됐다고
밝혔다. 이에 당초 지난해 8월 완공하려던 이 실험실이 10월말쯤 완공될 예정이어서 지금 당장 에볼라 바이러스를 안전하게 진단할 수 없게 됐다.
질병관리본부가 김 의원에게 제출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신종플루가 대유행했던 2009년 말 국회에서 설계비 예산이 반영된 BL-4 실험실 사업에 대해 기재부는 2010년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사업타당성 조사를 맡겼다.
그러나 KDI는 5년간 평균환율 보정을 이유로 총사업비 383억원을 234억원으로 조정하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2011년 조속한 실험실 건립을 위해 339억원으로 증액을 요구했지만, 기재부는 사유도 적혀있지 않은 공문 한 장을 보내며 213억원으로 대폭 삭감했다.
김 의원은 “지난 2009년 당시 대유행했던 신종플루로 76만명 이상이 감염되고 270명이 숨지는 초유의 국가재난을 겪은 정부가 에볼라와 같은 고위험 병원체를 검사할 특수 실험실을 조속히 건립하려기보다는 예산을 삭감하며 기관간 예산 핑퐁을 한 탓에 실험실 완공이 1년 이상 지체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 의심환자 신고는 다행히 한 건도 없지만 향후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하반기 완공될 BL-4 실험실이 차질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보건당국의 각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편 생물안전 4등급 병원체(BL4)는 인체 위험성이 높은 병원체 또는 유전공학에 따라 제조된 병원체, 악성변종 병원체, 미확인 및 신종 병원체, 약물내성 및 백신내성 변종 병원체 등으로 두창바이러스·에볼라 바이러스·마버그바이러스·라싸바이러스·니파바이러스·크리미안콩고출혈열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을 비롯, 캐나다·호주·중국·영국·프랑스 등 21개국이 BL-4 실험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