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행정6부는 옥시레킷벤키저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 명령 등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2011년 4월 원인 불명의 폐손상 환자들이 발생하고 수십 명이 숨지자 8월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를 위험 요인으로 추정하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6개 제품에 대해 강제수거 명령을 내렸고, 1년 뒤 공정위는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에 ‘인체에 안전한 성분’이라고 표시하는 등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며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5100만원을 물렸다. 하지만 이 회사는 해당 제품의 유해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소송을 했다.
재판부는 “판매 당시 가습기 살균제 주성분의 안전성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는데도 회사 측은 인체에 안전하다고 사실과 다르게 표시했고, 결과적으로 폐손상으로 사망한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공정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논란이 된 성분에 대해 호주 보건부가 ‘분진형태로 흡입하면 매우 위험하다’고 공고하기도 했다”며 “가습기를 통해 흡입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심할 여지가 충분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시정명령 당시 제품 판매가 중단된 상태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제품에 노출된 불특정 다수에게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기 어렵고 추가 피해자가 나올 우려도 여전해 잠재적 피해자와 대중에게 허위·과장 광고했다는 내용을 알려야 할 공익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em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