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초등학생 10명 중 4명은 소아여드름 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햄버거 피자 등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음식들을 많이 먹을수록 여드름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
20일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학교실 서대헌 교수팀이 올해 5월 9일부터 6월 27일 까지 서울 소재 초등학교를 방문해 전 학년을 대상으로 현장 검진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1~6학년 학생 693명 중 36.2%가 소아여드름 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학년별 여드름 발병률은 1학년의 20.2%, 2학년의 22.5%, 3학년의 27%, 4학년의 39.7%, 5학년의 48.9%, 6학년의 54.1%으로 4학년부터 여드름 발병률이 급격하게 높아져서, 5~6학년 학생은 2명중 1명이 소아여드름 환자일 정도로 발병률이 높았다.
반면 치료 현황은 매우 저조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갈수록 여드름 흉터로 이어질 수 있어 피부과 진료가 반드시 필요한 중등도 이상의 여드름 환자가 다수 관찰되었지만, 피부과에서 치료를 받아본 사람은 여드름으로 진단받은 전체 학생의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소아여드름의 경우 최근 4년간 매년 13% 이상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여드름학회가 2010년부터 4년간 전국 14개 종합병원 피부과를 방문한 소아여드름 환자 2557명을 분석한 결과, 전체 소아 여드름 환자의 78%가 초등학교 4~6학년 학생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초등학생 여드름 환자의 발병 나이는 평균 11.1세로 조사됐다.
소아여드름은 여드름 발병의 주요 원인인 성 호르몬 분비가 본격화되기 전인 12세 이하 연령에서 발생하는 여드름으로 청소년기 매우 악화되거나 성인까지 만성화 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한 피부 질환이다.
이미우 대한여드름학회 학술이사는 “소아에게 발생한 여드름은 치료에 있어서 성인과 달리 성장 단계 등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으므로 피부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소아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약제들로 치료 계획을 세워 이에 따라 개선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소아에서 여드름이 발생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햄버거, 피자 등의 인스턴티 음식이 지목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과도한 유제품 섭취는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또한 햄버거, 피자, 라면 등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음식들은 여드름을 유발하므로 과일, 채소, 곡물 등으로 구성된 식단을 섭취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스턴트 음식은 왜 여드름에 악영향을 미칠까. 한 연구 조사에 따르면 이는 당부하지수와 관계가 있다. 당부하지수는 제공되는 음식의 당지수에 섭취하는 음식 100g 중 탄수화물의 양을 곱한 것이다. 녹황색 채소, 콩, 등 푸른 생선 등은 당부하지수(GL)가 10미만이다. 하지만 햄버거, 도너츠, 라면, 콜라 등의 인스턴트 음식은 GL20 이상으로, 인스턴트식품을 섭취한 환자군이 정상인보다 여드름에 대한 발병 또는 악화위험이 17∼50% 이상 증가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삼계탕, 프라이드 치킨, 견과류 등의 고지방 음식도 여드름환자의 소모량이 정상인보다 많았고 이는 여드름의 발병 또는 악화위험을 최대 119%까지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헌 대한여드름학회 회장은 “여드름이 사춘기 학생에게만 많이 발생한다는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최근 전 세계적으로 소아와 성인 여드름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여드름은 더 이상 한 때의 증상이 아닌 일찍 발병해 오래 앓게 되는 만성 피부 질환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각 연령 특성에 맞는 적절한 치료가 다르므로 피부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