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허술한 혈액관리로 국민 생명 위협”

“대한적십자사, 허술한 혈액관리로 국민 생명 위협”

기사승인 2014-09-24 09:34:55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은 한국인 중 A형이 가장 많아, 업무 편의상 A형은 적어보내지 않는 관행에 따라서 혈액형이 적혀있지 않은 혈액백 2개에 A형으로 기재했으나 이후 혈액무게측정 등 검사과정에서 착오를 발견했다. 혈액원은 혈액전산시스템에서 혈액번호로 혈액형을 조회해, AB형과 B형 라벨을 새로 만들었지만, 정작 담당 직원이 이를 뒤바꿔 붙여버려 혈액형이 바뀌는 사고가 한 번 더 발생했다. 병원으로 출고 직전에도 혈액번호가 다른 점을 확인하지 않았다가, 앞뒤 라벨의 혈액번호가 다른 것이 발견돼 회수 조치됐다. 결과적으로 B형 혈액이 A형으로 둔갑했다가 다시 AB형 라벨을 붙이고 유통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새누리당) 의원이 22일 대한적십자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혈액관리 본부 산하 경기혈액원은 지난 6월 2일 헌혈의 집에서 혈액형이 적혀있지 않은 혈액백 2개를 받고는 모두‘A형’이라고 적었으나, 실제 두 혈액백은 각각 AB형과 B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의원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는 이번 사건 관련 담당자에게 뚜렷한 징계 조치가 없었다. 또한 현재까지는 채혈 후 혈액형이 미기재 된 혈액은 A형으로 인지하자고 혈액원 내부에서 임의로 약속하거나, 혈액형 표기가 바뀌는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대한적십자사와 혈액원 간에 문제 보고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적십자사는 2012년에도 두 차례나 혈액 표기가 바뀐 혈액을 출고, 수혈까지 하는 사고 이력이 있다. 지난 2012년 8월, 대한적십자사가 B형 농축혈소판을 A형 농축혈소판으로 잘못 출고하여 수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2012년 9월에는 대한적십자사 강원혈액원 채혈자가 헌혈자와 헌혈기록카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헌혈카드가 뒤바뀐 채 채혈을 해, AB형 혈액은 A형으로, A형 혈액은 AB형 혈액으로 의료기관에 출고된 적이 있다.

김 의원은 “대한적십자사의 실수로 잘못 출고된 혈액 수혈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데 담당자에게 징계 조치도 없으며, 문제 발생 시 부서장 보고 두 명 이상의 직원이 이중 확인 등 당연한 절차를 이제야 새롭게 시행하는 것은 대한적십자사의 혈액관리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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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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