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풍만한 가슴라인을 원해 가슴성형을 하고자 성형외과를 방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가슴성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그만큼의 부작용 사례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가슴성형은 ‘유방확대수술’이죠. 그 중 유방을 확대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가 바로 ‘실리콘겔’이죠. 식약처가 공개한 의료기기 생산·수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실리콘겔 인공유방의 경우 2013년 6만7584개가 생산·수입돼 2012년 대비 2배 이상의 큰 증가폭을 보였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실리콘겔 인공유방으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부작용 보고 현황을 보면, 압도적인 1위는 실리콘겔 인공유방으로서, 최근 4년간 접수된 2699건의 부작용 보고 중 2568건(95.1%)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실리콘겔 인공유방으로 인한 가장 큰 부작용이 바로 ‘보형물 파열’이라고 합니다. 실제 실리콘겔 인공유방으로 인한 주요 부작용을 살펴보면, 가장 많이 접수된 것은 보형물 ‘파열’로서 최근 4년 간 1659건이 발생했으며, 주름 46건, 장액종 12건, 모양변형 11건, 감염 8건, 염증 7건 등의 부작용이 그 뒤를 이었다고 합니다. ‘보형물 파열’은 주로 보형물의 피막인 ‘실리콘’이 파열돼, 실리콘이 흘러나와 가슴과 유착돼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누구의 책임일까요. 수술을 안전하게 집도하지 못한 의료진의 잘못일까요, 아니면 위험한 보형물을 쉽게 허가해준 식약처의 문제일까요. 아니면 예뻐지기 위해 무리한 수술을 시도한 여성들의 잘못일까요.
가장 큰 문제는 정작 이러한 의료기기 안전을 총괄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원인규명에 소극적이라는 것입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식약처는 허가사항에 반영된 부작용 외에 시술 문제에서 비롯된 경우나 원인을 단정하기 어려운 경우 부작용 원인을 제품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가는 것이죠. 유방성형 부작용 관련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피해 접수돼 조정·중재된 현황을 보면 최근 3년 간 9건이 신청돼 2건만이 조정됐다고 합니다. 남저ㅣ는 의료기관의 참여거절로 인해 조정절차를 밟지도 못하고 ‘불참각하’는 건수가 5건이나 됐다고 합니다. 결국 여성들은 정확한 원인도 모른 채 의사와의 합의, 재수술을 결정하거나, 이도 여의치 않으면 소송을 통한 법적분쟁을 감수하고 있다고 합니다.
풍만한 가슴을 갖기 위해 돈을 투자해 하게 된 성형수술인데, 이러한 수술이 정작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니 기가 막힐 일이죠. 실제 지난 2009년 한 성형외과에서 가슴성형을 하던 도중 한 여성이 사망하는 사례도 발생했죠.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죠. 그렇지만 이러한 변신을 위해 여성들이 너무 많은 것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관리당국의 보다 철저한 감시·감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