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차로를 양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대방 차량에 삼단봉을 휘두른 30대 남성이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경기 안양만안경찰서는 집단·흉기 등 폭행 혐의로 이모(39)씨에 대해 23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17일 오후 6시50분쯤 용인-서울 고속도로 서울 방면 하산운터널에서 A씨(30)의 차량을 가로막고 “내려, 내려 XXXX야” “야, 죽을래? XXXX야?” “어휴, XXX이 죽고 싶냐” 등의 욕설과 함께 삼단봉으로 A씨 차량의 앞 유리창 등을 내리쳤다.
경찰은 이날 오후 7시쯤 안양만안경찰서에 자진 출석한 이씨를 3시간 정도 조사한 뒤 귀가하도록 조치한 후 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소방차가 뒤에서 사이렌을 울려서 옆으로 피하고 다시 원래 차선으로 가려는데 상대방 차량이 양보를 하지 않아 다툼이 시작됐다. 욕을 하기에 홧김에 그랬다”고 진술했다. 이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반성하며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지난달 친구에게서 삼단봉을 선물 받아 갖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에게 내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는데 부담감을 느꼈는지 하루 먼저 자진 출석했다”며 “삼단봉은 총기나 도검류가 아니어서 소지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A씨가 당시 상황이 촬영된 차량용 블랙박스 영상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씨는 “입이 열 개라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피해자와 연락이 되면 어떤 식으로라도 사죄하겠다. 법적인 문제도 책임지겠다”는 글을 남겼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