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원춘 악몽] 새해에도 중국 동포 ‘동거녀 살해’… 모두 경기도 ‘불안 급증’

[오원춘 악몽] 새해에도 중국 동포 ‘동거녀 살해’… 모두 경기도 ‘불안 급증’

기사승인 2015-01-04 11:22:55

중국 동포가 동거녀를 살해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번에도 경기도다.

경기 부천 소사경찰서는 흉기로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조선족 A씨(52)를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3일 오후 10시40분쯤 자신이 사는 부천시내 한 아파트에서 술에 취해 동거녀 B씨(42·탈북자)와 대화를 하던 중 자신을 무시한다며 집에 있던 흉기로 B씨의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범행 직후 이 아파트 경비원에게 자신의 범행을 알렸고, 경비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한 뒤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중국 동포의 내연녀 살해는 지난해 12월에도 잇따라 발생했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말다툼 끝에 동거녀를 살해한 조선족 A씨(44)가 1일 오후 3시35분쯤 경찰에 자수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10분쯤 경기도 김포시 통진읍의 길거리에서 동거녀 B씨(46)를 흉기로 2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다방에서 B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주방에서 흉기를 가져왔고, 도망치는 B씨를 쫓아가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달 19일 중국 동포 박춘봉(56)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를 적용, 사건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씨는 11월 26일 오후 2시21분부터 36분 사이 수원시 팔달구 매교동 전 주거지에서 동거녀 김모(48·중국 국적)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27일 오전부터 28일 오후까지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 팔달산 등 5곳에 유기했다.

박씨는 지난 4월부터 동거해 온 김씨가 지난달 4일 자신과 다툰 뒤 짐을 싸서 집을 나가 만나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동거생활을 하면서 둘은 생활비 지원 등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도 자주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시신을 유기할 때 주로 도보를 이용했으며, 오목천동 야산에 머리 등을 유기할 때는 2차례 택시를 탔다.

사건 수사과정에서는 박씨가 미리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박씨는 지난달 25일 부동산 사무실 직원에게 “내일(26일) 저녁 만나서 방을 보자”고 약속을 정해놓은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달 11일 전 주거지 계약이 만료된 박씨는 한 달 연장을 해놓아 지난 11일까지 머물 수 있었지만 굳이 범행 당일 다른 월세방을 구한 것이다.

경찰은 박씨가 지난달 26일 범행하기 위해 직장에 하루 휴가를 냈고, 김씨를 만나 전 주거지에 들어가자마자 10분여 만에 살해한 점 등으로 미뤄 범행 시점과 장소를 미리 계획한 살인이라고 보고 있다.

범행 직후에는 부동산 사무실 직원을 만나, 시신을 훼손하기 쉽도록 화장실이 넓은 원룸을 단번에 가계약하고, 자신이 실제 머물 장소로는 수원역 주변 여인숙 ‘달방’을 마련하는 등 시신훼손도 철저히 계획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은 조사과정에서도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만 진술하고, 계획적인 범행 여부 등 불리한 사항에 대해선 진술을 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사건을 보면 계획된 범행이라는 점이 입증된다”고 말했다.

중국 동포의 살인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트위터 등 SNS에선 2012년 ‘오원춘 사건’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2012년 4월 수원시 지동 골목길을 걷던 20대 후반의 여성 A씨는 골목에서 뛰쳐나온 중국 동포 오원춘에 의해 강제 납치된다. 오원춘은 납치 후 피해자를 다음 날 새벽 2~3시까지 서너 차례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새벽 4시쯤 머리를 둔기로 내리치고 목졸라 살해했다. 오원춘은 이후 칼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14개의 비닐봉지에 나눠 담아 유기했다.

오씨는 2007년 한국에 들어온 뒤 경남 거제도와 경기도 화성·용인, 부산, 대전, 제주, 경남함안을 거쳐 수원에서 막일을 하며 매주 1회 정도 성매매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스마트폰을 통해 하루 3회 이상 음란물을 검색,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트위터 등 SNS에선 중국 동포들의 내연녀 살해 사건들의 잔혹한 수법이 오원춘을 모방한 것이 아니냐는 게시물이 급증하고 있다.

조현우 기자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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