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 중이던 아내를 불러달라며 의붓딸 등을 인질로 잡고 5시간여 동안 경찰과 대치해 온 40대가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죽었다.
경찰이 강제 진입한 집안에는 인질범 부인의 전남편이 흉기에 찔려 숨졌으며, 부인과 전남편이 낳은 두 딸 중 막내딸도 중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13일 오전 9시36분쯤 경찰 112상황실로 “재혼한 남편이 ‘전남편 B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두 딸을 인질로 잡고 있다’고 협박 전화를 걸어왔다”는 A씨의 신고가 접수됐다.
안산시 상록구 B씨의 다세대주택으로 출동한 경찰은 A씨의 두 딸 등을 흉기로 위협하는 김모(47)씨와 대치한 채 협상에 들어갔다.
A씨는 현장에 와서 김씨와 전화통화를 통해 인질극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김씨는 흥분한 상태로 욕설과 고성을 계속 퍼부었다.
오후 들어 김씨는 A씨와의 통화에서 ‘전남편과 딸을 흉기로 찔렀다’고 주장했고, 대기하고 있던 경찰특공대는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출입문과 창문 등을 통해 집안으로 강제 진입했다.
김씨는 곧바로 검거됐다. 하지만 집 안에는 흉기에 찔려 숨진 B씨와 중상을 입은 막내딸이 발견됐다.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막내딸도 치료를 받다 숨졌다.
나머지 딸 1명과 딸의 친구로 추정되는 10대 여고생 등 2명은 무사한 상태이나 정신적인 충격으로 아무런 진술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씨도 충격이 심해 원스톱지원센터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고, 생존자 2명도 실어증에 걸린 것처럼 아무런 말을 못하고 있다”며 “아직 사건경위나 인물들의 관계 등이 파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와 A씨는 법적으로 부부 관계지만 현재는 별거 중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를 안산상록서로 옮겨 정확한 사건경위와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