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원피스만 입는다고요?

겨울에 원피스만 입는다고요?

기사승인 2015-01-24 06:35:55
[쿠키뉴스=김 난 기자] 최근 얇은 상의 위에 다운재킷 하나만 걸치는 이들을 일컬어 ‘다운 원피스(One Piece)족’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한파여도 다운재킷 하나면 추위를 느낄 수 없기 때문이죠.

또 경기가 나빠지면서 소비심리도 위축돼 겨울이면 티셔츠나 남방과 스웨터, 조끼 등등 방한 의류를 여러 벌 구입해 입었는데 헤비다운재킷 하나로 ‘퉁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헤비다운재킷을 입고 조금만 움직여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횡단보도나 지하철·버스 등을 잡기 위해 잠깐 뛰거나 심지어 걷기만 해도 등줄기를 타고 땀방울이 흘러내립니다. 다운 함유량이 무려 400-500g에 육박하는 헤비다운재킷이 우리의 체온을 너무나 과하게 지켜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재킷을 벗자니 상의가 너무 얇아서 춥고. 이런 어정쩡한 상황에 쳐해 곤란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겨울 평균 기온이 영상 0.5도였습니다. 겨울이라고 해도 햇살도 따뜻하고 기온이 영하 이하로 떨어지는 날도 많지 않지요. 용도 면에서 따져보면 영하 20-30도까지 떨어지는 캐나다의 혹독한 추위에 대비하기 위한 캐나다구스는 필요가 없지요. 우리나라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앞 다퉈 출시하는 헤비다운재킷도 스펙만 보면 ‘극지용’ 혹은 ‘히말라야 고산용’입니다. 고사양의 제품을 비싸게 팔 수 있으니 그동안 업체들은 누가 더 두툼한 다운재킷을 만드나 경쟁을 해왔지요.


그렇지만 한겨울에 얇은 티셔츠 위에만 입을 수 있는 재킷이라면, 걷다보면 땀이 나서 내부 티셔츠가 젖을 정도라면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오버스펙’ 아닐까요.

헤비다운재킷을 입고서 땀을 흘린 경험이 있다면 나에게 어떤 종류의 다운재킷이 필요한가를 생각해 볼 때입니다. 특히 ‘이왕 사는 거 남들도 다 입는데 좀 더 값을 주고 최고로 두툼한 것을 사는 게 낫지’라는 생각에 구매를 해 왔다면요. 최고의 스펙이 최적의 스펙은 아니기 때문이죠.
nan@kukimedia.co.kr
조규봉 기자
nan@kukimedia.co.kr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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