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료 납부 피하려고 편법, 불공정 사례 심각”

“건강보험료 납부 피하려고 편법, 불공정 사례 심각”

기사승인 2015-02-05 10:15:55
#서울에 사는 홍모씨는 재산과표 2억원, 소득과표 9천만원을 보유하여 월 35만원의 건보료를 내는 지역가입자였다. 하지만 직장가입자가 될 경우 저렴한 건보료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사업장 주소지를 집주소로 하여 실제 영업하지 않는 사업장 즉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직장가입자가 되어 월 5만 7천원의 보험료만 납부했다. 그러나 사업장 지도점검을 통해 300만원의 보험료를 추징당했다.

건강보험료 납부를 피하고자 각종 편법을 사용하는 등 건보료 부과와 관련한 불공정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5일 “공정한 부과체계 개선을 위해서는 소득과 재산 등에 대한 적절한 보험료 부과를 통해 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3년 기준 건강보험 적용대상자 4998만명 중 직장가입자 및 피부양자는 3500만명으로 2000년 2240만명에 비해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역가입자와 세대원은 2000년 2349만명에서 2013년 1498만명으로 36%나 줄어들었다.

문제는 현행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직장과 지역가입자로 나뉘고 복잡한 부과기준으로 인해 보험료 납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과 저항이 상당하다. 2012년 한해 동안 건강보험공단에 제기된 7100만건의 민원 중 81%인 5800건이 보험료와 관련된 것이었다. 이 때문에 보험료 납부를 회피하기 위한 각종 편법과 불법이 난무하고 있다.

지역가입자 중 연소득이 500만원 이하인 세대는 총 5996만 세대로 전체 지역가입자 세대의 77%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 세대에는 성별, 연령, 재산, 자동차 등을 평가소득으로 산정한 뒤 재산과 자동차에 대해 또 다시 보험료를 이중부과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재산 및 자동차에 대한 보험료가 과다하다는 불만이 높다.

2014년 6월 기준으로 보험료를 6개월 이상 체납한 사람은 152만 세대에 체납액만 2조 1122억원에 달한다. 이 중 68% 105만 세대는 월 보험료가 5만원 이하인 생계형 체납자라는 점에서 부과체계 공정성에 심각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월 건보료 5만원 이하의 생계형 세대는 전체 지역가입자 764만 세대 중 335만 세대(43.8%)에 달하지만, 지역가입자 총 보험료의 10%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고소득 자영업이나 임대소득 지역가입자가 건보료 부과를 피하기 위해 직장가입자로 둔갑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허위취득 직장가입자 7336건이 적발되었고, 265억원의 보험료가 추징되었다.

고액 자영업자가 사업등록까지 말소해가며 피부양자 돼 무임승차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2013년 현재 직장가입자 3501만명 중 피부양자는 2040명. 하지만 직장가입자 피부양자는 지역가입자 세대원과는 달리 한푼의 건보료를 내지 않는다. 이 점을 악용하여 건보료 부담능력이 있어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해 무임승차하는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성주 의원은 “불합리한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이 시급함에도 정부는 우왕좌왕 정책혼선으로 국민을 혼란케 하고 있다. 부과체계개선기획단의 노력을 수포로 돌리고 추진을 중단하겠다는 보건복지부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당장 부과체계 개선 재추진을 선언하고, 개선안을 내놓아 빨리 시행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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