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권남영 기자] 대장암으로 사망한 한국야구 전설의 투수 고(故) 최동원 선수도 ‘소금물 관장’이 만병통치라며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목사부부에게 불법 시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서울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2007년 대장암 진단을 받은 뒤 투병생활을 하던 최동원씨는 2010년 12월 서울 강동구 명일동 A교회 목사 조모(56)씨 부부에게 소금물 관장 시술을 받았다. 최씨는 이 시술을 받은 다음해 9월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정황 상 최씨가 캠프에서 소금물 관장 등 불법 시술을 받은 것 같다”며 “목사 부부의 불법 시술이 최씨의 사망과 연관성이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무쇠팔’로 불렸던 최씨는 1983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한 뒤 8시즌 동안 통산 103승74패 26세이브라는 기록을 남겼다. 특히 1984년 삼성과의 7전4선승제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1패)을 따내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경찰은 아픈 신도들을 상대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고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한 조씨 부부와 교회 관계자 2명 등 4명을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조 목사 부부는 지난 6년 동안 암 등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 환자들에게 ‘소금물로 관장하면 불치병이 낫는다’며 9박10일간의 의료캠프를 연 뒤 소금물로 관장을 하거나 각종 의료기기와 건강보조식품 등을 판매하는 등 무면허 의료 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캠프에서 조 목사 부부는 환자들에게 소금물과 간장 외에는 다른 음식이나 처방받은 약 등을 먹지 못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가 20여명에 이른다. 경찰은 범행 기간 등을 고려해 추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조 목사 부부 등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기간과 피해 규모, 여죄 등을 확인하는 한편 환자들에게 침을 놓아준 한의사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