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2·8전당대회 이후 출범하게 될 새정치민주연합 새 지도부가 첫 공식일정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국립서울현충원 묘역 참배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5일 국민일보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문재인, 박지원 의원은 “(대표로) 당선이 된다면 이,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참배가 실현될 경우 민주당 시절을 포함한 제1야당의 신임 지도부가 사상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 등의 묘역을 공식 참배하게 된다. 당권주자 가운데 가장 진보적인 이인영 의원은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의원은 “혼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새 지도부 구성원들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동안 민주당 계열의 신임 당 대표들은 당선 직후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만 방문했다. 18대 대선 당시 ‘민주 대 반민주’라는 선거 프레임을 짰던 야당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의 묘역 참배는 금기시 돼 왔다. 박 전 대통령은 ‘산업화 세력’을, 이 전 대통령은 ‘건국 세력’을 상징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의 절반을 부정하는 것 아니냐” “반쪽 참배”라는 비판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중도깃발’을 내세우고 2013년 5·4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된 김한길 전 대표의 경우 이, 박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참배 당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장에서 최고위원 등이 반대해 무산됐다.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 무소속 후보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2012년 9월에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합’을 외치며 두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새정치연합을 창당해 공동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발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금기시 됐던 이, 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가 가시화된 배경에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있다. 문 비대위원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나는 아직 용기가 없지만 이런 것은 우리 세대에서 끝내야한다”며 “다음 당 대표가 누가 됐던 첫날 공식일정으로 참배해야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참배를 안 하면 나는 앞으로 차기 당 대표에게 협조를 안 한다고 할 것”이라며 참배를 종용하고 멍석을 깔고 있다. 문 의원 역시 “문 위원장이 일종의 걸림돌을 조금 없애주셨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