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생물공학과 강상모 교수팀은 40∼60대 중년 여성 3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실험군(15명)엔 효소식품(하루 6g, 아침, 저녁에 각각 3g씩), 대조군(15명)엔 한천가루(일종의 플라시보)를 제공한 결과 12주 뒤 효소식품을 섭취한 군에선 머리카락의 수가 평균 11.2%는 증가한 반면 대조군에선 오히려 3.6% 감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강 교수팀에 따르면 효모식품을 섭취한지 12주 뒤 모낭 1개당 머리카락의 수는 7.7% 늘었다(대조군 5.1% 감소). 모발의 아미노산 함량도 5.4% 증가했다(대조군 7.5% 감소). 모발 성분의 80∼90%는 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인 케라틴이다. 이들 모발 단백질은 18종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팀은 효소식품 섭취 뒤 모발의 아미노산 함량이 증가한 것은 효소의 작용으로 각종 영양소의 체내 소화 흡수율이 높아져 두피가 더 튼튼해진 결과, 머리카락의 생육이 정상화된 덕분으로 풀이했다.
국내에서도 검은콩 밀 쌀겨 추출물이 모발 세포 성장 효과를 나타내고, 제라늄 로즈 오일과 목초 액이 모발 성장을 돕는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대조군에서 모발의 아미노산 함량이 오히려 줄어든 것은 중년 여성의 영양 상태 악화와 자외선 탓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또 효소식품 섭취 뒤 모발의 굵기는 10.1% 굵어지고, 인장 강도(잡아당기는 힘에 대한 저항성)는 4.1% 강해졌다고 밝혔다. 여성도 나이가 들면 모발의 굵기가 감소하고 탄력이 떨어져 푸석거리며 탈모 등이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갱년기 여성의 모발이 가늘어지는 것은 폐경 이후 혈중 안드로겐(남성호르몬) 농도 증가 탓으로 알려져 있다. 호르몬 이상으로 두피에서 피지 분비가 늘어나고 이로 인해 모공이 막히면 모발의 정상 성장이 힘들어져 모발이 가늘고 약해진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중년 여성의 경우 노화가 진행되면서 위와 장에서 소화효소의 활성이 떨어지고 이에 따라 두피에 전달되는 각종 영양소의 양이 감소한다”며 “평소 식사를 통해 섭취한 영양소들이 몸 안에서 잘 소화 흡수되도록 하는 것이 유용한 두피 건강 유지법”이라고 지적했다.
영양 결핍과 함께 중년 여성의 두피 건강을 해치는 또 다른 요인으론 스트레스가 꼽힌다. 황 교수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으면 역시 영양소의 소화 흡수율이 떨어진다”며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되도록 덜 받는 것은 두피 건강에 유익하다”고 조언했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