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부산 형제복지원을 다시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언급하는 게시물도 인터넷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 SNS에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은 형제복지원 사건에 일제히 분노하는 분위기다.
21일 ‘그것이 알고 싶다’는 ‘형제복지원 다시 1년, 검은 배후는 누구인가’ 편으로 구성됐다. 형제복지원 사건의 아직 풀리지 않은 진실과 진상규명을 둘러싼 문제를 다뤘다.
형제복지원은 1975년 제정된 내무부 훈령 410호에 의해 부산에서 운영한 복지시설이다. 시설을 폐쇄한 1987년까지 3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형제복지원에서 강제노역과 폭행 등을 당했다. 형제복지원에서 살던 500여명은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
진행자 김상중은 “작년 방송이 나간 뒤 많은 사람들이 증언해주셨다. 정부가 나서서 배후를 알아봐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아직 진상규명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라며 “우여곡절 끝에 법안이 마련됐지만 언제 통과될지 모른다”라고 전했다.
제작진은 1987년 당시 수사검사를 만났다. 당시 검사는 부산시장에게 형제복지원 박모 원장을 석방해 달라는 전화가 왔고 부산지검이 난리가 났다며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청와대에 보고됐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 일정이 담겨 있는 울산지청장이 자필로 쓴 메모도 공개됐다.
당시 부산지검장이었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는 말로 일관했다. 그는 “기억도 없는데 그게 왜 지금 문제가 되느냐”며 오히려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내가 국회에 들어와서 참 많은 풍파를 겪었는데 정치적인 상황 같으면 기억이 날 만하지만 (그게 아니라서) 전혀 기억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방송은 형제복지원 박 원장이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1987년 이후 형제복지원 박 원장 일가의 행적을 찾기 위해 호주 현지 취재도 이어졌다. 박 원장 일가는 일체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