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24일 트위터에 때아닌 사달이 났다. 성폭언 논란이다. 사건은 20세 여성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트위터리안 A씨에게 익명 문답사이트 애스크 닷 에프엠을 통해 질문을 건네면서 시작됐다.
이 여성은 “이제 막 스무살 된 여자에요. 진짜 정 주고 마음 줬던 저 혼자 나름 썸(Some·썸씽(Something)의 준말로 남녀 간 서로 호감을 주고받는 상태) 탄다고 생각했던 27살 오빠가 있었어요”라고 질문을 시작했다.
이어 “그런데 어제 저녁을 먹고 같이 술을 마시게 됐는데 강제로 모텔을 끌고 가더군요. 싫다고 울고불고 토하고 그랬는데도 정신 잃은 사이에 기어이 옷 벗기고 그 짓을 했어요”라며 “남자는 다 그런가요? 그 행위를 했다는 것보다 여태껏 잘해준게 다 자기 성욕 해소하고 싶어서 라는게 참 충격이 가시질 않네요”라고 적었다.
문제는 이에 대한 A씨의 답변. A씨는 “잔인한 이야기지만 그러면서 배우는 거야”라며 “다음에는 조금 더 좋은 남자를 만나도록 해. 이번 일을 잊지 말고. 남자가 그렇다는 걸 잊지 말고”라고 답했다.
곧바로 트위터는 들끓었다. 특히 ‘그러면서 배우는 거야’라는 표현이 십자포화를 맞았다. 당장 ‘데이트 강간을 당했는데 도대체 뭘 배우라는 것인가’ ‘아무리 개인 생각이라지만 너무 화가 난다’ 등 비난이 빗발쳤다.
A씨도 즉시 사과했다. 그는 “일종의 공공장소인 트위터에 이야기한 것은 제 개인적 맥락·의도와 상관없이 데이트 강간을 정당화할 소지가 있는 명백한 언어성폭력”이라며 “잠재적인 성폭력 피해자일 지도 모를 해당 질문자에게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문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A씨가 삭제한 게시물을 캡처해 이른바 ‘무한 리트윗’ 현상이 나타나는가 하면 A씨가 과거 인터넷매체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대검찰청 공식 트위터는 데이트 강간 등 성범죄 관련 게시물을 올렸고, 지난 2013년 인권운동가 고은태 교수의 성희롱 논란까지 온라인 상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