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7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라고 표현했다. 그가 종군위안부에 대해 인신매매와 연관됐다고 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27일자(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의 희생자”라고 표현하면서 “측량할 수 없는 고통과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겪은 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아베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생각은 전임 총리들의 의견에서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본이 아시아 이웃국가들에 끼친 고통에 대해 사과한 1995년의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담화나 전쟁의 길을 다시는 걷지 않을 것을 선언한 2005년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담화 내용은 아베 내각 역시 지지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종군위안부 여성들에 대한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표현한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의 담화에 대한 재검토는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가는 역사가 논란이 될 때는 역사가 또는 전문가에게 문제를 맡겨야 한다고 강변했다. 아베 총리는 “정치인들은 역사 앞에 겸손해야 한다”며 “역사가 논쟁이 될 때 그것은 역사학자와 전문가들의 손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전쟁이 발발할 때마다 여성의 인권은 침해됐다. 21세기엔 인권 침해가 없는 첫 세기가 되기를 바라며 일본은 이를 위해 적극 노력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선 아베 총리의 ‘인신매매 희생자’라는 표현은 국제사회가 성노예 사건이자 인류 최악의 인권유린 사건으로 규정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가 발언한 인신매매 희생자라는 표현이 매우 모호한 말이며, 미국 상·하원에서 합동연설을 앞두고 미국 여론을 의식한 고도의 정치적 목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