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규봉 기자의 유통 저격수
<김민희 아나운서> 이번 시간은 우리 생활경제에 꼭 필요한 정보만을 골라 전해드리는 코너죠. 조규봉 기자의 유통 저격수입니다. 오늘도 함께 해주실 조규봉 기자님 나오셨는데요. 반갑습니다. 오늘 유통 저격수에서 함께 이야기 나눌 주제는 무엇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한때 잘나가던 백화점들이 매출하락으로 줄 고배를 마시고 있습니다. 10년 만에 백화점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9% 감소했는데요. 증권사들이 보는 백화점들의 향후 전망도 썩 좋지 않습니다. 절대 망하지 않는 기업으로 불리는 백화점이 이렇게 부진한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백화점 측의 대처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오늘 유통 저격수 주제는 백화점 매출 하락입니다. 경기가 아무리 좋지 않다 해도 백화점 근처는 항상 차가 막히고, 또 주말이면 발 디딜 틈 없는 것이 사실인데요. 그런데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니. 의외인데요. 매출이 어느 정도나 떨어진 건가요?
<조규봉 기자>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백화점 3사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 3월 매출은 1,2월 대비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기존점 기준으로 지난 1~2월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1.0% 신장했으나 3월에는 1.0% 하락했죠. 1~2월의 경우 설이 어느 달에 있느냐에 따라 매출 변동이 심해 함께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다만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에비뉴엘 월드타워점, 수원점, 아웃렛 등 신규 점포 출점효과로 전점 기준으로는 유일하게 3월 매출이 늘었습니다. 지난달 전점 매출 신장률은 1~2월 대비 2.3%포인트 감소한 6.8%를 기록했죠.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1~2월에는 모두 작년대비 소폭 매출이 늘었으나 3월 들어서는 각각 0.8%, 1.3%씩 감소했고 3월까지 1분기 누계 신장률도 0.0%와 -0.3%로 작년과 같거나 줄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3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어떤 이유를 꼽고 있나요?
<조규봉 기자> 전년 대비 휴일이 하루 적었고 내수침체와 함께 변덕스런 날씨로 간절기 의류 등 주요 상품 매출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3월에 연말정산 이슈로 가처분 소득이 줄 것을 염려한 가계가 지갑을 닫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고요.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럴 수 있겠네요. 그러나 이제 날이 풀리고 기온이 점차 올라가면서 본격적인 이사와 혼수준비가 시작되고 또 야외 활동 수요가 늘어나면 아무래도 매출에 좀 변화가 생기겠죠?
<조규봉 기자> 그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화점 측에서도 골프대전, 인테리어 대전 등 다양한 대형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기도 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4월 들어서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세일 경쟁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보통 백화점은 겨울이 되면 매출이 증가합니다. 겨울 옷값이 워낙 비싼데다 또 크리스마스에 신년까지 이벤트가 많은 만큼 당연히 매출이 늘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습니다. 따뜻한 겨울은 옷을 덜 사게 되는 요인이 됐고, 결과적으로 매출이 오르지 않았죠. 그 때 못 팔면 끝장이라는 심정으로 할인전쟁을 펼치기도 했지만 상황은 그리 행복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네. 그래서 봄맞이 대폭 세일을 시작한 거군요?
<조규봉 기자> 그렇죠. 백화점들이 당시 물량을 봄에 해치울 순 없으나 봄 신상품과 함께 이월 상품을 지난달 말부터 풀었습니다. 규모도 역대 최고라고 합니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유명 브랜드를 10~20% 세일하며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크리스탈 볼룸에서는 잡화, 패션, 식품 등 150여개 브랜드 120억 원 상당의 제품을 기존 가격보다 50~80% 싸게 파는 ‘2015 블랙 프라이데이’를 열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도 전체 입점 브랜드의 70%가 참여하는 할인 행사를 실시하며 봄 이사·혼수 시즌을 앞두고 침대, 책상, 장롱 등을 최대 50% 할인하는 ‘봄맞이 인테리어 제안전’을 서울 목동점에서 열고 있습니다.
<김민희 아나운서> 기자님, 그런데요. 백화점의 매출이 하락한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마케팅비까지 줄였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조규봉 기자> 네. 보통 기업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죠. 그건 물론 돈이 될 것이란 것을 미리 예견하고 비용을 쏟아 붓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경우 유통수수료 장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별도로 마케팅을 할 필요가 없는데요. 제조업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업계의 주 마케팅은 제품 판촉이나 세일 홍보 등 입니다. 다른 말로하면 광고 선전비와 판매 촉진비이겠죠. 그런데 앞서 언급한 것처럼 매출이 하락이 이어지니 롯데백화점 같은 경우 마케팅비를 2013년보다 2014년에 453억 원을 줄였습니다. 롯데백화점의 2014년 마케팅 비용은 3089억 원이었습니다. 대표 ‘짠돌이’ 기업 롯데가 마케팅 비용을 줄였다면 현대백화점이나 갤러리아, 신세계 등은 보나마나겠죠.
<김민희 아나운서> 백화점들의 매출 하락 위기 탈출 모색으로 또 어떤 게 있나요?
<조규봉 기자> 현대백화점의 경우 김포에 아웃렛을 오픈하기도 했죠. 그리고 현재 분위기는 대박 예감입니다. 주말에 소비자들로 몰려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었다고 하는데요. 제가 실제 가서 봤을 때도 정말 많은 소비자들이 정신없이 쇼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뭐 소위 이런 것을 두고 ‘오픈 빨?’ 이라는 은어를 쓰기도 하지만 최근 백화점들의 틈새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첫 프리미엄 아웃렛인 김포 아웃렛은 개장 시점 날부터 13일 동안의 매출이 예상보다 20% 이상 높은 271억 원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김민희 아나운서> 네. 결국 날씨로 따지면 백화점은 흐림을 보이고 아웃렛이나 복합쇼핑몰은 쾌청함을 보인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이렇게 백화점 배출은 저조하고 아웃렛 매출은 늘고 있는 것이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라고 하죠?
<조규봉 기자> 그렇습니다. 이건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 유통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소비자들이 콧대 높은 백화점들을 외면하고 알뜰 소비가 가능한 복합쇼핑몰이나 프리미엄 아웃렛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입니다. 증권사들에 따르면 중국 150여 개의 주요 백화점과 복합쇼핑몰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이 52조9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하락했는데 특히 백화점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죠.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한국과 중국 모두 아웃렛이 백화점보다 아웃렛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군요. 그리고 실제로 아웃렛 점포수도 늘고 있죠?
<조규봉 기자> 네. 실제로 롯데는 지난 2011년 6개였던 아웃렛 점포수를 올해까지 4년 만에 14개로 2배 이상 늘렸습니다. 반면 백화점은 2012년, 2013년 29개에서 머물다가 지난해 31개로 2개 늘렸고요. 지난해 4분기 백화점은 기존 점 매출이 역신장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웃렛은 매출 성장을 지속했다고 하네요.
<김민희 아나운서> 그렇군요. 잘 알겠습니다. 오늘 조규봉 기자의 유통 저격수에서는 최근 이어지고 있는 백화점들의 매출 하락에 관한 소식 나눠봤는데요. 최근 유통업체의 침체가 끝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다양한 노력으로 다시 소비 심리가 살아나길 기대해 봅니다. 더불어 우리 경제도요. 자,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기자님 감사합니다. ck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