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국무회의 시작 시각에 맞춰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낸 최 부총리의 얼굴은 어두웠다.
최 부총리는 “이 총리 사의로 국무회의를 주재하게 됐는데 한 말씀 해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아이, 뭘”이라면서 말을 아꼈다.
국민의례 직후 최 부총리는 “제16회 국무회의를 시작한다”며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해서 오늘 회의는 제가 주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도 하지 않은 채 곧바로 안건 심의·의결 절차에 들어갔고, 회의는 20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최 부총리는 “부처별로 국회 상임위원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회의를 빨리 끝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에선 회의 안건을 심의·의결한 뒤 통상적으로 부처별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는데 이날 회의에서는 이 같은 절차도 모두 생략됐다.
앞서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로 왔다. 이에 따라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도 이날 오후 2시로 순연됐다.
최 부총리는 청사를 나가는 길에 ‘앞으로 국정수행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아직 총리님이 계시잖아요”고 말한 뒤 청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