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병원 가지마!” “긴급재난1호!” 괴담 쏟아져… ‘메르스 공포’ 인터넷 벌벌

“OO병원 가지마!” “긴급재난1호!” 괴담 쏟아져… ‘메르스 공포’ 인터넷 벌벌

기사승인 2015-05-29 14:35: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인터넷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에 떨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국내 첫 메르스 환자인 A씨(68)를 치료하던 의료진과 A씨와 같은 병동을 사용하던 환자 등 2명의 메르스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르스 환자는 모두 9명으로 늘었다.

복지부는 메르스 의심자임에도 중국으로 출장을 간 B(44)씨와 밀접 접촉한 42명을 격리 관찰 중이라고 밝혔다. B씨 가족을 비롯해 직장 동료, 항공기 승무원과 주변 승객 등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 등을 체크해 의심 증상이 발생하면 진단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B씨의 밀접 접촉자가 포함되면서 보건당국의 격리 관찰 대상자는 120명으로 늘어났다. B씨가 메르스 감염 확진 판정을 받으면 격리 관찰 대상자는 다시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B씨의 밀접 접촉을 뒤늦게 알게된 것이 당사자와 의료진의 협조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협조 의무를 위반할 경우 법이 정한 벌금을 부과하는 등 엄정 조치를 취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복지부는 전날 메르스 환자로 판정받은 C씨의 건강 상태가 악화돼 기관삽관을 통해 기계 호흡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보건당국의 격리 대상자에서 빠져있다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C씨는 안전성이 떨어지는 중한 상태”라며 “폐가 손상을 입었는데 체내 산소 포화도를 원활하게 해 병을 이겨내도록 돕기 위해 기관 삽관을 했다”고 설명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메르스 관련 게시물이 급증하고 있다. 증상과 치사율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 온갖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도 난무하고 있다.

유럽질병통제센터(ECDC)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5월까지 전세계 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환자는 총 1142명으로 이 가운데 무려 465명이 숨졌다. 치사율이 40.7%에 이른다. 이 중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환자가 1117명으로 97.8%를 차지했다. 사우디에서만도 996명이 감염돼 42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병에 걸리면 약 2∼14일의 잠복기를 거쳐 38도 이상의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증세를 보인다.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SNS에는 이날 “당분간 OO병원에 가지 마세요. 6번째 환자가 오늘 새벽 OO병원에 왔다가 메르스 확진 나서 지정 격리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OO병원 집중치료실이 폐쇄됐다고 하니 혹여나 병원 근처엔 안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평택, 수원에 지금 메르스 바이러스 확진자들이 나왔다” “해외에서 우리나라가 긴급재난1호 상황이라고 실시간 뉴스 뜨고 있다” 등 유언비어와 괴담이 쏟아졌다.

국내 첫 메르스 환자로 확진된 A씨의 ‘슈퍼 전파자’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9일간 메르스로 추가 확인된 8명을 보면 모두 A씨와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사람이 8명 모두를 감염시킨 셈이다.

현재까지 보고된 메르스 관련 논문을 보면 메르스 환자 1명당 2차 감염자는 0.7명 꼴로 환자 1명당 2~3명 정도의 감염 환자가 발생했던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교해봐도 감염력이 크게 낮은 편이다. 하지만 A씨는 기존의 메르스 환자와 다른 것으로 보여 슈퍼 전파자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복지부의 모든 자원을 방역에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문형표 복지부장관은 직접 주재한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개미 한 마리라도 지나치지 않는다는 자세로 하나하나 철저하게 대응해서 국민이 정부 대응체계를 신뢰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메르스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의심환자가 중국으로 출국하는 등 상황이 심각하게 진전되고 있다며 질병관리본부장이 운영하던 메르스 방역대책본를 복지부 차관이 운영하는 중앙 메르스 관리 대책본부로 격상해 복지부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 약 4명 중 3명은 메르스가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28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메르스의 위험성 인식에 대해 여론조사를 한 결과, ‘위험하다’는 의견이 75.7%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안전하다’는 의견은 10.6%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13.7%는 ‘잘 모른다’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의 응답률은 5.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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