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국민타자’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이 한국 프로야구 개인 통산 400호 홈런 달성에 재도전한다. “타석에 서면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라고 표현한 포항에서다.
이승엽은 5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방문 경기에서 개인 통산 399호 홈런을 터뜨렸다. 다음날 외야로 날아간 큰 타구는 400호 홈런이 기대됐지만 ‘파울 홈런’이 되고 말았다.
이승엽은 2~4일 포항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대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2012년 개장해 삼성 제2구장으로 쓰이는 포항구장에서 이승엽은 72타수 28안타 타율 0.389를 기록했다. 28안타 중 9개가 홈런일 정도로 궁합이 좋았던 것에 대해 이승엽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타석에 서면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상대는 이승엽의 399개 홈런 중 가장 많은 67개를 허용한 롯데 자이언츠다. 이승엽은 2003년 10월 2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롯데 투수 이정민을 상대로 홈런을 쳐내며 당시 아시아 한 시즌 최다인 56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이정민이 이승엽을 상대할 지도 초미의 관심거리다.
롯데가 상대인 것도 예사롭지 않은데 포항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이승엽은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지난해 5월 21일 포항 롯데전에서 이승엽은 4회와 5회 한 경기 2홈런을 터뜨렸다. 특히 5회말에는 롯데가 박석민을 고의사구로 거르고 이승엽과 승부를 택하자 곧바로 역전 쓰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당시 이승엽은 “국내 무대에서 내 앞타자가 고의사구로 출루한 건 처음”이라고 의미심장한 소감을 남겼다.
삼성은 홈인 대구구장에서 400홈런이 나오는 것이 최상이지만 제2의 홈구장인 포항에서 새 역사가 쓰여도 성대한 잔치를 열어준다는 계획이다. 당초 삼성은 홈에서 400홈런이 나오면 전광판 상단에서 폭죽이 터지는 것을 시작으로 이닝 종료 후 김인 사장과 류중일 감독, 주장 박석민이 축하 꽃다발을 전달하려는 계획이었다. 삼성은 대구구장에 설치했던 400만원 상당의 폭죽을 포항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400호 홈런 야구공 가격에도 이목이 쏠린다. 일단 KBO는 이승엽 타석에 심판과 삼성 구단 관계자만 알 수 있는 표시가 붙은 공을 사용하기로 했다. 홈런공의 위조를 막기 위한 장치다. 가격은 미지수다. 홈런공을 주운 관중이 이를 구단에 전달할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 삼성 측은 “만약 공을 잡은 팬이 구단에 기증하면 공을 삼성 라이온즈 역사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라며 “기증한 팬에게는 갤럭시S6 1대, 전지훈련투어 2인 상품권, 이승엽 친필 사인배트, 400홈런 공식 시상식 당일 홈경기 시구자 혜택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승엽 300호 홈런공에서 볼 수 있듯이 관중이 구단에 기증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시 홈런공은 계속 삼성에 전달되지 않다가 구관영 에이스테크놀로지 회장이 관중에게 1억2000만원에 사서 구단에 기증했다. 2003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56호 홈런공은 구단 협력업체 직원이 잡아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