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망자가 2명이나 발생하는 등 공포가 현실이 되면서 2일에 이어 3일에도 온라인은 분노로 가득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메르스 확진 환자는 30명이다. 이 중 3명이 3차 감염자다. 감염 의심자는 398명에 달하고 격리자는 무려 1364명(자택격리 1261명·기관격리 103명)에 이른다. 격리자는 하루 만에 573명이 증가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정부 당국을 비판하는 게시물로 이미 포화 상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겨냥한 글들이 많다. 메르스 첫 환자가 나온 날 체육대회를 진행한 질병관리본부는 사태 초기 ‘낙타와 접촉 금지’를 예방법으로 홍보했다가 온갖 패러디에 시달리고 있다.
다양한 신조어도 쏟아졌다. 매국노와 메르스를 빗댄 ‘메국노’와 ‘코르스’가 대표적이다. 메르스와 매국노가 더해진 ‘메국노’는 정부와 보건당국을 조롱하는 표현으로 주로 쓰인다. ‘코르스’는 사망자와 더불어 전염병 관리 매뉴얼이 초동단계에서부터 작동하지 않아 전 세계 최초로 3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 메르스가 한국에서 더 위세를 떨치고 있다는 의미에서 코리아와 메르스가 합쳐진 표현이다.
한편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는 이날 온라인판 기사에서 한국의 메르스 전파 사례를 다뤘다.
사이언스는 “‘슈퍼전파사건'이 한국에 메르스의 폭발을 가져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에서 1명의 첫 감염이 유례없는 다수의 2차 감염으로 이어진 데 대한 과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했다.
독일 본 대학의 바이러스학자인 크리스티안 드로슈텐은 “입원한 직후 증상이 악화하는 질병 초기에 환자가 가장 많은 바이러스를 분비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초기에 바이러스가 전파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메르스를 담당하는 피터 벤 엠바렉은 “이런 ‘슈퍼전파’에 대한 가장 간단한 설명은 병원이 감염 통제 조치가 미흡했다는 것”이라며 “다만 한국에서 초기 3일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벤 엠바렉은 이어 “첫 환자가 다른 계통의 바이러스를 보유했거나 한국인이 다른 인종에 비해 메르스에 걸리기 더 쉬울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