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망·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메르스 환자들이 거쳐간 병원명을 모두 공개하라는 박근혜 대통령 지시가 이행되지 않았다고 10일 채널A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3일 메르스 대응 민관 합동 긴급점검회의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들이 경유한 병원을 모두 공개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비공개 회의 때 보건복지부와 병원협회는 박 대통령 제안을 강하게 반대했고, 결국 의료진에게는 병원들을 100% 공개하고 국민들에게는 평택성모병원만 공개하자고 결론을 냈다.
그마저도 평택성모병원 이름이 공개된 건 이틀이 지난 5일이었다. 삼성서울병원 이름도 여론의 질타가 쏟아진 7일 오전에야 공개됐다. 이 역시 하루 전날 박 대통령이 직접 공개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의 지시가 상당히 구체적임에도 신속한 공개가 이뤄지지 못한 이면에 보건복지부와 병원협회의 또다른 유착이 있었던 건 아닌지 따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채널A는 전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메르스 확진자가 13명 추가로 확인돼 전체 환자가 10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90번(62)·76번(75·여) 환자가 치료 도중 숨져 전체 메르스 사망자도 9명으로 늘어났다. 추가 확진자 13명 중 10명은 2차 유행 중심지로 지목된 삼성서울병원에서 나왔다. 국내 첫 임신부로 감염이 의심됐던 40대 삼성서울병원 환자는 일단 2차 검사에서 음성 결과가 나와 재검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