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방미 연기에 외신들 일제히 “메르스 확산 비판 여론 때문에…”

朴대통령 방미 연기에 외신들 일제히 “메르스 확산 비판 여론 때문에…”

기사승인 2015-06-10 17:44: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연기를 두고 10일 주요 외신들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근) 확산에 따른 비판 여론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서울발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결정은 정부가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심지어 대통령의 소속 정당인 새누리당에서조차 행정부에 대한 비판이 제기돼 박 대통령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많은 사망자 수는 종종 정부의 초기 대응이 빠르고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으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최악은 넘겼다고 했던 정부의 예측을 거스르고 있는 메르스 사태를 다루기 위해 방미 계획을 연기했다”며 “박 대통령의 결정은 작년 세월호 참사 때 정부 조치에 대한 비판에 이어 메르스에 대해서도 따가운 비판이 쏟아지는 중에 내려졌다”고 분석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4월 세월호 1주기 당시 남미를 방문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박 대통령이 소속 정당을 포함한 국회의원들의 압력에 방미를 연기했다”며 “한국 정부는 세월호 참사에 따른 개인소비 위축 현상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의 방미 연기가 메르스 피해 업계에 4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발표 직후에 이뤄졌다는 데 주목하면서 “박 대통령은 메르스 바이러스 자체보다 이 질병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더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홍성걸 국민대 교수의 분석을 소개했다.

AFP 통신은 “메르스 사망자가 9명으로 늘어나 대중들의 경계심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방미를 연기했다”면서 “이번 위기에 대한 보건 당국의 느린 대응 탓에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락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은 메르스 조기 종식 등 국민 안전을 챙기기 위해 다음주 방미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박 대통령은 현재 국내 메르스 사태에 대응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적극 대처해왔고 직접 매일 상황을 보고받고 점검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국민이 불안해 하는 상황인 만큼 박 대통령은 국민안전을 위해 방미일정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방미는 상호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로 일정을 재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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