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을 집어삼켰다.
15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6월 2주차(8~12일) 주간 집계에서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긍정평가가 전주 대비 5.7%포인트 하락한 34.6%(매우 잘함 11.1%, 잘하는 편 23.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메르스 사태 전 5월 4주차(44.7%) 이후 2주 동안 무려 10.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전주 대비 7.5%포인트 상승한 60.8%에 달한다.
리얼미터는 박 대통령 지지율이 2주 간 10%포인트 이상이 하락한 것은 세 번째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해 ‘세월호 참사(4월 3주차~5주차)’ 당시 11.8%포인트,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11월 4주차~12월 2주차) 때 10.2%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리얼미터는 “박 대통령 지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메르스 사망자 및 확진·격리자 수의 증가, 3차 유행에 대한 우려, 감염경로의 다단계화에 따른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 등으로 인한 정부대책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박원순 서울시장 지지도는 치솟고 있다.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박 시장은 이달 1주차 집계보다 6.1%포인트 상승한 19.9%의 지지율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19.5%)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 시장이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1월 1주차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박 시장의 상승세는 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감이 증대되고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는 시기에 적극적인 메르스 대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전주보다 3.8%포인트 하락한 19.5%를 기록, 2주 연속 하락하며 박 시장에 밀려 지난 5주 간의 선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 앉았다. 김 대표의 지지율은 메르스 사태 여파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전인 5월 4주차 대비 4.7%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이 같은 하락세는 정부·여당의 메르스 대책에 대한 신뢰도 저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위를 기록했던 전주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17.5%로 한 계단 내려앉은 3위를 기록했다. 이어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전주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8%로 4위,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5.2%로 5위를 기록했다. 새정치연합 안희정 충남지사는 0.2%포인트 상승한 4.2%로 3주 연속 6위 자리를 지켰다. 이어 새누리당 정몽준 전 대표가 4%로 7위, 홍준표 경남지사가 3.2%로 8위, 남경필 경기지사가 3%로 9위를 기록했다.
정당 지지도에서선 새누리당이 전주 대비 1.8%포인트 하락한 36.5%로 3주 연속 하락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3%포인트 오른 30.3%로 3주 연속 상승했다. 양 당의 격차는 6.2%포인트다. 정의당은 4.4%를, 무당층은 26.7%를 기록했다.
8~12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와 휴대전화를 병행한 RDD(임의번호 걸기) 방식 등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