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소설가 신경숙이 표절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단편소설 두 편의 제목이 한 시인의 작품 제목과 똑같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22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신 작가가 1990년 ‘한국문학‘ 3-4월 합본호에 발표한 ‘무거운 새의 발자국’과 1992년 ‘문예중앙‘ 가을호에 발표한 단편 ‘멀리, 끝없는 길 위에’는 전남 나주 출신인 윤희상 시인이 각각 신 작가 발표보다 앞서 발표한 시 제목과 일치했다.
윤 시인은 1987년 청하가 발행한 무크지 ‘현실시각 2집‘에 ‘멀리, 끝없는 길 위에’ 시를 발표했으며, 1989년 민음사가 발행한 계간지 ‘세계의 문학’ 봄호에 ‘무거운 새의 발자국‘ 시를 발표했다. 이 시들은 모두 문학동네가 2000년 발행한 윤 시인의 시집 ‘고인돌과 함께 놀았다’에도 수록됐다.
윤 시인은 연합뉴스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나 이메일 답변을 통해 “작가가 출처를 밝히지 않아 생기는 아픔이 생각보다 많다”며 “앞으로는 문학적 사실이 왜곡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창비에 따르면 신 작가는 소설 집필을 이유로 서울 자택을 떠나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앞서 소설가 이응준은 지난 16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신 작가의 1996년작 단편 ‘전설’이 일본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작품 ‘우국’을 표절했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대해 신 작가는 창비를 통해 “읽어 본 적이 없는 작가로 해당 작품은 알지 못한다.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일은 작가에겐 상처만 남는 일이라 대응하지 않겠다”고 부인했다.
창비 측도 이날 신씨와 같은 입장을 표했지만 비판 여론이 쇄도하자 다음날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일부 문장들에 대해 표절의 혐의를 충분히 제기할 법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독자들이 느끼실 심려와 실망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야 했다”며 사실상 표절 부인을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