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투수 김광현이 해외토픽감을 넘어 과격한 논쟁의 대상이 됐다. ‘빈 손 태그’ 때문이다. 영화 ‘타짜’ 속 속임수를 패러디한 ‘밑장빼기’라는 표현까지 SNS에서 나온다.
사건은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 삼성의 경기에서 벌어졌다.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4회 2사 2루 상황에서 박석민을 상대로 포수 앞 내야 뜬공을 유도했다. 이 타구에 김광현과 1루수 브라운, 포수 이재원까지 세 명이 몰렸지만 모두 낙구 방향을 놓치는 어이없는 실책을 범했다.
희대의 빈 손 태그는 내야 안타 상황에서 벌어졌다. 2루 주자 최형우가 홈으로 쇄도할 때 김광현이 태그해 실점을 막은 것. 하지만 김광현 글러브에는 공이 없었다. 원현식 주심을 비롯한 심판진은 이를 잡아내지 못했고, 삼성에서도 별다른 항의가 없어 그대로 공수교대가 이루어졌다. 김광현은 브라운과 가볍게 어깨동무를 하면서 그대로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사건의 진상은 경기를 생중계한 KBS N SPORTS 카메라를 통해 밝혀졌다. 김광현 글러브에 공이 없는 장면이 그대로 잡혔고 야구 팬들은 깜짝 놀랐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김광현과 심판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삼성이 연장 접전 끝에 2대1로 승리했기에 망정이지 승패가 뒤바뀔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야구 팬들은 김광현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른바 매너가 없는 비양심적 플레이였다는 것. 하지만 김광현은 경기 직후 “태그를 위한 연속 동작이었다”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속이려고 했던 행동은 절대 아니었다”고 억울해했다. 하지만 오히려 성난 팬들에게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할리우드 남우주연상감’ ‘그렇게 1승 더 해서 메이저리그 가고 싶나’ 등 날선 비판이 쇄도했다. ‘심판은 대체 뭐했나’ ‘최형우와 삼성이 더 한심’ ‘합의판정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 등 의견도 이어졌다.
KBO와 SK 측은 난감한 상황이다. KBO 측은 “김광현과 현장에 있었던 원현식 주심에게 징계를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SK 측도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공식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0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이슈는 온통 김광현 차지가 됐다. 성범죄로 만기 출소해 ‘전자발찌 1호’ 연예인이 된 고영욱을 화제로 밀어낼 정도. 논쟁은 실제 김광현이 징계를 받을지 여부로 쏠리고 있다. 비신사적 플레이라서 당연하다는 반응과 소위 ‘눈속임’ 동작을 수비수들이 흔히 사용한다는 점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태그 플레이에서 서로 각각 세이프와 아웃을 주장하는 주자와 수비수가 많기 때문이다. 판정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심판진이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그래서다.
이를 두고 A 방송사 한 관계자는 “김광현도 공을 잡기 위해 글러브를 뻗은 상황에서 이뤄진 연속 플레이로 보인다. 뻔히 세이프 상황인데도 아웃을 주장하는 수비수들도 많다. 이를 가리기 위해 심판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B 방송사 관계자는 “인터넷 커뮤니티가 난리가 났다고 해 우리도 리플레이 장면을 보고 알았다. 심판의 각도가 좋지 않았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