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병원 중환자실에서 상당히 많은 감염사례가 확인됐습니다. 실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새누리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 병원감염률 자료(2012∼2014년)를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4년 1분기까지 81∼91개 병원의 중환자실에서 6672건의 병원 내 감염사례가 확인됐습니다. 그만큼 병원 내 감염 확률이 높다는 것을 말해주는 수치입니다.
특히 대형병원, 중소병원들 모두 감염에 있어 취약합니다. 전국병원감염감시체계(KONIS) 병원감염 현황을 살펴보면 병상 수의 크기와 관계없이 오히려 400∼699병상 수의 병원이 더 높은 병원감염률을 보이고 있으며, 중소병원이나 요양기관에서의 감염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병원 내 환경은 감염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 내 환경이 감염에 취약한 이유는 바이러스가 숙주로 삼기 좋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메르스 바이러스가 먹잇감으로 삼기 좋아하는 고령자, 면역 저하 환자,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아서”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다인실이 많고 환자를 가족들이 직접 간병해야 하고, 병실 방문이 비교적 자유롭게 이뤄지는 한국의 독특한 의료 환경도 각종 감염병 확산의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WHO 메르스 합동평가단은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특징적인 것이 있는데 바로 병원 응급실이 너무 붐비고, 다인병실에 여러 명의 환자들이 지내는 등 감염예방통제조치가 최적화돼 있지 못했다”며 “치료를 받으려고 여러 의료시설을 돌아다니는 의료쇼핑 관행과 여러 친구나 가족들이 환자와 병원에 동행하거나 문병하는 문화도 2차 감염 확산의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환자들이 자주 찾는 동네병원 등의 중소병원은 감염에 있어 더욱 취약한 공간이죠. 우리나라는 200병상 이하에선 감염 전문의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2012년 8월 의료법 시행규칙 제43조(감염관리위원회 및 감염관리실의 설치 등)에 따르면, 병상이 200개 이상인 경우나 종합병원으로서 중환자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의 장은 병원감염 예방을 위하여 감염관리위원회와 감염관리실을 설치 및 운영해야 합니다. 이마저도 중소병원은 해당되지 않습니다. 김현숙 의원은 “중소병원에 적합한 감염감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동네병원뿐 아니라 소아병동 등도 병원감염 감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므로 별도로 감시체계를 마련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