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여성성의 노화 현상인 ‘폐경’은 여성의 삶에 큰 격동기가 되는데, 기대 수명의 증가로 폐경 이후가 인생의 약 40%를 차지하게 된다. 더욱이 환경의 변화로 폐경의 시기가 앞당겨져 50세에 찾아오던 폐경은 이제 젊은 여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변화이지만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폐경에 대해 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양윤석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고 나의 자궁 건강도 확인해보자.
여성의 난소 기능이 노화로 인해 쇠퇴하면 배란 및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데, 이로 인해 월경이 중지되는 현상 또는 시점이 폐경이다. 마지막 월경일로부터 1년이 지난 시점을 폐경으로 진단하며, 이러한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은 2011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평균 폐경 연령인 49.4±5.1세(50대 전후)에 나타나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이때부터 생리가 완전히 없어지기까지 전후기간을 폐경이행기, 흔히 갱년기라고 하며 그 기간은 평균 4~5년 정도다. 이러한 폐경이 최근 20대와 30대 여성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양윤석 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젊은 세대에 폐경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유전적인 요인, 자가면역질환, 내분비질환, 암치료 후유증, 환경 및 심리적 요인, 심한 스트레스와 무리한 다이어트 등으로 분석된다”며 “일반적인 연령과 비교하여 안일하게 대처할 경우 불임의 원인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폐경에 동반되는 증상들은 기본적으로 지속적인 무월경과 안면홍조, 야간발한, 요실금, 피부 위축, 관절통을 포함하여 불안, 우울, 인지기능 변화, 수면장애, 기억력 감퇴 등이 있다. 이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갱년기 여성들이 겪는 폐경기 증상들 중 가장 빈번하고 심한 증상들은 ‘기억력이 떨어진다’, ‘자주 피곤하고 쉽게 지친다’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폐경은 노화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조기에 나타나거나 동반되는 증상들이 심한 경우 일상생활의 유지를 방해, 합병증 유발 등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따라서 앞의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나이에 관계없이 여성 호르몬 검사, 골다공증 검사 등을 통해 적극적인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 무월경 등의 월경 이상이 있는 경우 적절한 시기에 혈중 난포자극호르몬(FSH) 농도를 측정하기 위한 혈액검사를 시행하여 폐경 초기증상인지 분별할 수 있다.
호르몬 수치가 정상수치 보다 높은 경우 조기폐경 증상의 하나로 보지만 혈액 검사상 호르몬 수치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1회 검사로는 진단하기 어렵다. 또 자궁이나 난소에 직접적인 문제가 있어 무월경이 동반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전문의와 상담하여 적절한 검사 및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폐경의 치료에서는 생리적인 원인에 대해 충분히 의논하고 걱정과 두려움, 스트레스에 대한 의료인과 환자의 충분한 대화가 중요하다. 심리적 증상이 주로 나타날 때는 심리 치료가 필요하고 항우울제나 적당한 진정제도 필요할 수 있다. 조기 폐경의 경우, 불임 등 신체적 영향과 정신적 타격의 가능성이 있어 빠른 치료가 필요하며 가장 흔한 치료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치료를 시행한다. 여성호르몬 치료는 안면 홍조 등의 증상 완화 및 해소와 골다공증의 위험성을 낮춘다.
이러한 여성호르몬 치료 부작용으로는 자궁출혈, 월경전증후군, 자궁내막암과 유방암 위험성 증가된다는 정보가 있다. 그러나 출혈이나 월경전증후군 등은 계속 치료 시 호전되며, 자궁내막암에 대해서는 에스트로겐만 사용하면 자궁내막암 위험성이 증가하지만 프로게스테론(황체호르몬)을 함께 사용하면 오히려 더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에 대해서는 호르몬 치료를 5~10년 이상 장기적으로 시행한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경미한 정도로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되었으나, 확실한 연구결과가 밝혀져 있지 않다. 또한 여성호르몬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되는 유방암은 대개 조기이며 악성의 등급이 낮아 치료를 했을 때 결과가 좋은 편이며, 자연적으로 발생된 환자에 비해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여성호르몬이 혈압에 영향을 주지 않거나 감소시키지만 소수의 여성에게서 고혈압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심혈관 질환 역시 초기에 위험인자가 있는 여성에게는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지만, 폐경기 초기 호르몬 치료는 장기적으로 볼 경우 오히려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관련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여성은 호르몬제를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여 치료를 시작하거나 지속할 것인지, 치료의 장단점에 대해
상담해야 한다.
치료가 아닌 관리 및 예방의 목적으로 필요한 예로는 운동과 생활습관 개선 등이 있다. 특히 여성 호르몬이 떨어지면 근육량이 감소하게 된다. 따라서 조기 폐경 의심 환자에게 유익한 근력강화 운동으로는 요가 필라테스, 헬스 등이 있다. 근력 강화는 골밀도를 증가시켜 골다공증 예방 효과도 동반한다. 그 외 운동으로는 달리기, 줄넘기, 등산, 테니스, 배드민턴, 수영, 계단 오르기 및 에어로빅 등을 들 수 있다.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호르몬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어 평소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차가운 바닥에 앉는 것을 피하고, 반신욕과 좌훈 등으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좋다.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 차가운 음식 섭취보다는 따뜻한 차를 마셔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윤석 교수는 “폐경으로 인한 정서적 충격은 젊은 여성 뿐 아니라 중년의 여성 역시 매우 크기 때문에 가족의 역할이 중요하며, 스스로도 감추기보다는 평소 적극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