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새삼스레 너무 ‘핫’해져서 다루는 것이 더 무색하다. 그래도 다뤄야 한다. 명불허전, ‘내 거’ 하고 싶은 스타. 황광희(27) 얘기다.
★ 될 성 부른 떡잎, 데뷔 전부터 알아봤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한 광희는 데뷔 하고 한참 후에야 예능으로 빛을 본 스타로 흔히 알려져 있다. 광희의 넘치는 끼와 애고, 이른바 ‘아줌마’스러운 면모는 예능으로 잡힌 캐릭터로 생각되기 십상이지만 제국의 아이들의 데뷔 전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제국의 아이들 리턴즈’(2010)를 본 사람들은 아마 광희의 캐릭터에 이미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찰싹찰싹 멤버들을 때리며 웃는 광희와 팀 내 분위기 메이킹을 하는 광희, 혹은 돼지 축사를 뛰어다니며 청소하다가 카메라 앞인 것도 상관하지 않고 울상을 짓는 광희는 이미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처음 MBC ‘세바퀴’ 등지를 통해 성형남 캐릭터를 구축한 광희는 당시에는 그저 독특한 아이돌일 뿐이었다. 제국의 아이들이 아직 대중에게 이렇다 할 각인을 주지 못한 상황에서 광희의 성형남 캐릭터를 노이즈 마케팅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많았다. 성형남 캐릭터는 이후 비슷한 이슈를 갖고 있는 다른 스타들 등쌀에 묻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광희의 반전은 이때부터였다. 요리 채널인 올리브 TV의 ‘올리브쇼’에 진행자로 낙점된 광희는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몸짓, 편안한 수다로 자연스럽게 진행자로서의 능력을 어필했다. 남자치고는 다소 높은 목소리는 불호(不好)를 일으킬만한 요소로 지적됐으나 정확한 발음이 이를 상쇄했다. 함께 출연한 박준우와의 기막힌 호흡도 한몫했다. 그리고 MBC ‘무한도전’으로 광희의 반전이 시작됐다.
★반전에 반전 거듭한 ‘무한도전’, 너무 핫해져 버렸잖아
당초 불미스러운 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방송인 노홍철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시작된 ‘식스맨 특집’에 출연한 광희는 초반에는 그리 유력한 후보가 아니었다. 기존의 출연진에 비해 지나치게 어린 나이대와 아이돌 출신에 대한 선입견 등은 광희의 식스맨 가능성을 덜어내는 요소들이었다. 그러나 유력한 후보 장동민이 여성 비하 발언 등이 문제가 돼 검증 과정에서 자진 하차하며 광희는 어느새 식스맨으로 떠올랐다. 물론 식스맨 선정 과정에서 보여준 능력들도 한몫했다.
식스맨이 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이후로도 계속해 선보인 일명 ‘자학 개그’는 광희의 캐릭터를 단면적으로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작은 본인 기획사의 부족한 기획력을 탓하며 “SM에 들어가고 싶다”고 거침없이 말하거나, “식스맨 되고나서 욕을 그렇게 먹었는데 이런 거 하려고 그랬나”라며 아르바이트 특집에서 투덜대는 모습은 광희를 얄미워하던 사람들도 어느새 광희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게 만든다. 대체 어떤 상황이길래, 혹은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저런 ‘비방용’ 개그를 서슴없이 드러낼까? 하고 의문을 가진 시청자에게 광희는 결정적인 순간 아이돌 출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반짝거림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무한도전’ 평창 가요제에서 보여준 ‘황태지’가 그렇다. 한류 스타인 지드래곤과 태양에게 뒤지지 않는 반짝거림은 광희에 대한 호감을 한껏 상승하게 했다. ‘핫’한 스타로 불리기 더할 나위 없는 모습이었다.
물론 그런 광희에게도 아직 과제는 남아있다. 소속 그룹인 제국의 아이들의 부흥이다. 멤버인 임시완·박형식 등은 웬만한 아이돌그룹보다 더 지명도가 뛰어나지만 그룹으로서의 제국의 아이들은 아직도 ‘핫’하다는 이야기를 듣기엔 멀었다. 지금의 상승세를 제국의 아이들의 상승세로 치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래도 아직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는 것은 광희의 활약 덕분이 아닐까.
아직도 광희의 팬이 아니라고? 짧고 굵게 ‘입덕’(팬이 되는 것) 좌표 안내해 드립니다. 2012년 방송된 ‘정글의 법칙’. 광희는 해당 방송에서 부상을 입고 최초의 정글포기자가 되는 안타까움을 안겼지만 그가 ‘정법’에 남기고 간 DJ개그는 영원하다.
△코너명: 자랑할 이, 형 형, 어찌 내, 횃불 거. ‘어둠 속 횃불같이 빛나는 이 형(혹은 오빠, 언니)을 어찌 자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인가’ 라는 뜻으로, ‘이 오빠 내 거’라는 사심이 담겨있지 않다 할 수 없는 코너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