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장윤형 기자]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의 병원장을 겸직하며 두 병원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 병원 시스템(One Hospital System)을 구축하고, 협업을 통한 새로운 형태의 경영모델을 제시하겠습니다.”
최근 서울성모병원장을 연임한데 이어 여의도성모병원장까지 겸직하게 된 승기배 병원장은 14일 서울성모병원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에서 이례적으로 두 병원의 겸임을 맡게 됐다.
그는 두 병원을 동시에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승 병원장은 두 병원을 겸직하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두 병원이 함께 움직이는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 승 병원장은 “두 병원을 운영하면서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나의 컨트롤타워 아래 서울성모병원을 제 1분원으로, 여의도성모병원을 제 2분원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인 서울성모병원은 제1분원으로 세계적 수준의 첨단기능을 기반으로 한 고난도 치료에 주력하는 한편, 여의도성모병원은 모체, 태아, 신생아까지 출산 전후를 포함하는 주산기 질환과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와 같은 가톨릭 영성을 구현하는 진료에 각각 주력하겠다는 게 승 병원장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병원은 1차 의료기관(의원급 병원), 2차 의료기관, 3차 의료기관(상급종합병원)으로 단계별로 구성돼 있다. 승 병원장은 국내 최초로 원내 의료전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시 말해, 두 병원이 통합진료를 하게 되면 2차병원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3차병원인 서울성모병원에 환자가 전원되더라도 별도의 진료기록이나 CD 등의 검사 기록을 지참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꼽았다.
승 병원장은 “두 병원의 소속 의료진들은 유닛(unit) 개념으로 구성돼 필요에 따라 교차진료를 실시한다”며 “특히 진료시스템을 통합·연계하면 환자는 처방내역과 가족력 등 건강정보 전반에 해당하는 다양한 정보들도 공유하여 비슷한 검사를 다시 받는 환자들의 경제적, 시간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병원이 역할분담이 되면, 서울성모병원은 고기능·최첨단 병원으로, 여의도성모병원은 급성기나 만성환자 위주로 2, 3차 병원이 통합 진료하는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승 병원장은 “취임 당시 어려운 의료 환경 속에서 변화에 잘 적응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병원을 경영했다. 이제는 세계 속의 최고 의료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도전의 마음으로 두 병원의 모든 구성원들과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여의도성모병원은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에서 탈락했다. 지난 2009년 조혈모이식센터(BMT, bone marrow transplantation)가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전한 뒤 병상수가 200병상 정도 줄고 중증·외래환자의 비율이 계속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톨릭대 산하 병원들에 비해 총진료비 청구액 등으로 추측할 수 있는 경영 상황도 좋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에 따라 승 병원장 취임 이후 여의도성모병원이 다시 경영 위기를 딛고 일어설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가고 있다.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