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현재 KBO 리그 최대 관심사는 포스트시즌이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는 18일부터 열린다. 그런데 야구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는 사안이 하나 더 있다. 가을야구도 못한 8위 롯데 자이언츠의 스토브리그다.
핵심은 외야수 손아섭과 내야수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이다. 손아섭은 14일, 황재균은 15일 롯데 측에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전달했다. 지난달부터 미국 현지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린 두 선수는 구단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절차를 밟아 해외진출을 할 수 있다.
확실한 것은 세 가지다. 첫째, 두 선수 모두 마음은 굴뚝 같겠지만 한 명만 해외로 진출할 수 있다. 현재 KBO 규약은 한 구단에서 포스팅을 신청할 수 있는 선수를 한해 1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선수 입장에선 불공정한 조항이지만 선수들의 무분별한 해외 유출을 막으려는 구단과 리그의 고육책이다. 손아섭과 황재균 중 한 명이 구단 동의를 얻어 포스팅 절차를 밟는다면 다른 한 명은 자동적으로 포스팅 자격을 잃는다.
둘째, 롯데 입장에선 손아섭과 황재균 모두 잡겠다는 입장이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롯데는 이종운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조원우 신임 감독을 영입, 올 시즌 활약한 세 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잔류시키면서까지 내년 성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최근 ‘형제의 난’을 겪은 모기업 수뇌부도 확실한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구단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내년 거액의 자유계약(FA)이 예고된 두 선수 중 한 명을 보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셋째, 손아섭과 황재균 입장에서는 손해볼 것이 전혀 없는 ‘꽃놀이’ 패다. 두 선수 모두 포스팅 대신 롯데에 잔류해도 사기 진작과 예비 FA 효과로 내년 연봉 급상승이 유력시된다. 향후 FA 계약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설령 한 명만 포스팅에 나가도 남은 한 명은 구단을 배려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포기했다는 동정론에 힘입어 각종 협상에서 유리하다. 구단의 만류를 뿌리치고 포스팅에 나간 한 명도 지난해 김광현(SK 와이번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 사례처럼 예상보다 포스팅비가 적을 경우 국내로 유턴하면 그만이다. 만족스럽지 않은 포스팅비에도 불구하고 미국 무대에 진출해 부진을 겪는 최악의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90억 꽃가마’를 타고 돌아온 윤석민(KIA) 케이스가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의 성공과 피츠버그 파이리츠 강정호의 분전, 일본 무대를 평정한 이대호와 오승환 등 해외진출한 KBO 리그 출신 선수들의 활약 덕분에 손아섭과 황재균이 완벽한 갑의 지위를 누리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