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규봉 기자] "사람이 죽었습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딸이고, 아내이고, 엄마였습니다. 약 2개월 전에 밥을 못 먹고 쓰러져 있는 새끼 고양이를 우연히 본 후 그저 불쌍한 마음에 돌봐주다 황당한 죽음을 당한 이에게 생각 없이 던지는 이런 한마디는 잔인하고 저열하기만 합니다."(본보 친철한 쿡기자 기사 내용 중)
위 기사 글 일부는 악성 댓글을 비판하는 내용입니다. 사람이 죽고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인터넷 악성 댓글이 끊이질 않아 이런 목소리도 나오는 겁니다. 이른 바 캣맘 사건을 통해 본 악성 댓글에 대해 분개하는 한 기자의 소견이기도 하고요.
우리 사회가 어느 정도로 피폐해 가고 있는지에 대한 반증이기도 합니다. 글을 쓴 기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동체 속에서 행해지는 캣맘 활동에 대한 논쟁이 활발히 진행되는 건 얼마든지 좋다. 하지만 중요해봐야 2순위"라며 "인간의 기본적 도리를 경시하는 풍조 앞에 사회적 문제에 대한 토론이 있어봐야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로 방점을 찍었습니다. 단순한 얘기가 아니라 한번쯤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는 일침이기도 합니다.
신세계백화점 고객의 갑질은 또 어떻습니까? 백화점에 쇼핑을 하러가는 것은 자유 입니다. 하지만 그곳에 근무하는 점원들에게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듯, 무릎을 꿇게 하는 행위는 캣맘 사건으로 본 댓글보다 더 경악을 금치 못하는 일입니다. 특히 갑질을 한 고객 당사자는 반성의 기미도 없이 해당 백화점에 전화를 걸어 "이번 사태로 인해 본인이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고 있다. 병원에 가야 겠다"며 후한무치한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오갈데 없어 버려진 고양이 집 지어주다, 벽돌에 맞아 죽은 일이 비아냥 댈 일인가요? 백화점서 쇼핑만 하면 되지 굳이 왜 점원 무릎까지 꿇게 하나요? 반성은 없고 오히려 무릎 꿇게 한 동영상이 유포돼 충격을 받아 병원을 가야겠다는 말이 인간의 탈을 쓰고 할 수 있는 말일까요?
정중히 사과하는 모습은 없고 오히려 더 난리를 치고 들이 받는 게 우리 현 사회의 모습입니다. 착한 일 하다 죽은 의인을 저속하고 생각없는 말로 두번 죽이는 일을 서슴치 않는 게 현실입니다.
자정 능력을 잃어 가고 있습니다. 따뜻한 사회를 이끌어가는 사람들도 이젠 몇 없어 보입니다. 매일 자고 일어나면 쏟아지는 사건사고에 하루 하루가 지옥처럼 느껴지는 말의 대명사로 '헬조선(헬조선은 조선일보가 아님)'이라는 말도 생겨 났지요. 지옥같은 한국, 살기 참 힘듭니다. 20~30 세대는 그래서 열심히 살아보려는 의지도 잃고 있습니다.
대안도 대책도 방법이 없다는 말은 꼭 지금의 현실을 두고 하는 말 같습니다. 희망을 줄 수도 없는 현실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자고 하는 것은 달나라의 얘기가 된 지 오래입니다.
제발 좀 스스로에게 실망주는 일은 해서도, 생기지도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은 이런 바람 밖에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헬조선에서 허우적대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힘든 현실입니다. 서로 감싸주고 안아주는 그런 마음 따듯한 일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봉기자 바람이 꿈이 아니길, 꼭 현실이 되길 기대합니다. ck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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