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프로 데뷔 14년 만이다.
이대호는 3일 서울시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드 스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배려 속에 메이저리그 도전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주변에서 도와주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최선을 다 한 결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타국에서 외국인 선수로,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살기 위해 노력했고 주위의 도움으로 어려움을 극복했다”며 “지난주에는 일본시리즈 우승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MVP도 수상해 기뻤다”라고 밝혔다.
이어 “행복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되어 야구 인생의 불꽃을 태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어린 시절부터 동경했던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향해 마지막으로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야구에서의 경험을 삼아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겠다는 일념을 갖고 진출을 성사시키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흘러나온 롯데 자이언츠 복귀설에 대해선 “이래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라며 “개인적인 입장에서 추측성 기사가 나가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없는 말은 안 썼으면 좋겠다. 롯데 간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고,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대호는 2011년까지 1150경기에 나서 타율 0.309, 225홈런, 809타점을 올리며 한국 무대를 평정했다. 2010년에는 타격 7관왕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12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일본에 진출한 이대호는 올해까지 4시즌 동안 570경기 타율 0.293, 98홈런, 348타점을 올렸다.
프로 데뷔 이후 우승과 인연이 없었던 이대호는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하고 나서야 한을 풀었다.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달 29일 끝난 일본시리즈에서는 16타수 8안타(타율 0.500) 2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한국인 선수 최초로 일본시리즈 MVP까지 수상했다.
만약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이상훈, 구대성, 임창용에 이어 한국에서 프로 데뷔해 일본을 거쳐 미국에 진출하는 4번째 선수가 된다. 야수로는 최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