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역시 아이유라서 다른 걸까요. 최근 아이유는 표절 의혹에 휩싸였습니다. 하지만 생각만큼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지는 않았습니다. 앨범 발매 전 불거진 가수 장기하와의 열애설에 이어 표절 의혹까지 악재가 잇따라 터졌지만 여전히 아이유의 노래는 음원 차트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죠. 아이유가 아닌 다른 가수였으면 어땠을까요.
지난달 23일 아이유는 네 번째 앨범 ‘챗셔(CHAT-SHIRE)’를 발표하고 컴백했습니다. 총 7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서 아이유는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운 것은 물론 프로듀싱까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챗셔’는 발매 직후 모든 음원 차트의 정상에 오른 데 이어 전곡을 음원 차트에 줄 세우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지난 8월 열린 ‘2015 무한도전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개그맨 박명수와 발표한 ‘레옹’ 이후 또 한 번 자작곡으로 음원 차트를 휩쓸며 대중에게 뮤지션 아이유의 모습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아이유는 프로듀서로서 느낀 무거운 책임감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23일 열린 새 앨범 발매 기념 공연에서 아이유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죽을 뻔 했다”며 “진짜 힘들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다 생각해야 하니까 프로듀서가 정말 힘들다는 걸 알았다. 눈물이 날 뻔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물론 부족한 게 많지만 앨범을 받고 나서 울컥했다”며 “내 나이 스물 셋에 이 앨범 하나 얻었다고 해도 2015년이 억울하지 않을 것이다. 올해 한 일중 가장 어려웠지만 나에게 해볼 만한 일이었다”고 말했죠.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었던 걸까요.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었던 앨범 작업이었다고 하지만 완벽하지는 못했습니다. ‘챗셔’의 오프라인 음반에 수록된 보너스 트랙 ‘트웬티 쓰리(Twenty-Three)’가 미국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김미 모어(Gimme more)’를 무단 샘플링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의혹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시작으로 무섭게 퍼져나갔습니다.
이에 지난 3일 오후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트리 측은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소속사 측은 “작곡가에게 문의하여 해당 부분은 편곡 과정에서 작곡가가 구입하여 보유하고 있던 보이스 샘플 중 하나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하지만 당사는 사용된 보이스 샘플의 출처가 불분명하다고 판단되어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즉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소속사 측에 연락을 취해 해당 보이스 샘플에 대한 확인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앨범 작업 과정에서 면밀하게 살피지 못해 음악 팬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다”고 사과를 덧붙이기도 했죠.
아이유의 표절 의혹이 더 크게 확산되지 않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소속사 측에서 “사실 확인 후 결과에 따라 샘플 클리어런스 작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할 예정”라고 밝혔듯 아이유와 브리트니 스피어스 양측은 절차를 통해 원만히 해결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말하는 샘플 클리어런스 작업이란 샘플링을 위해 원저작자로부터 원곡의 사용을 승인 받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사전에 승인 받지 않았더라도 샘플링 사용 동의를 구해 사후 처리를 하겠다는 얘기죠. 최근 가요계에서는 오리지널 곡을 창작하기보다 샘플링 음원을 구매해 곡을 만드는 작업이 많아진 상황입니다. 따라서 아이유의 경우 표절이 아닌 무단 샘플링으로 의혹의 의미가 축소되는 것이죠.
법적으로 표절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표절 의혹으로 큰 논란을 불러왔던 로이킴의 ‘봄봄봄’과 박진영의 ‘썸데이’는 지난 8월과 9월 각각 법원 판결에서 승소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음악의 일부가 비슷하다고 해서 두 곡이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판단 근거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작곡이 아닌 편곡에서, 그것도 다른 작곡가의 샘플링 음원에서 문제가 생겼기에 아이유는 책임소재에서 벗어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문제시 된 아이유의 ‘트웬티 쓰리’가 오프라인 음반에만 수록돼 음원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겠죠.
표절의 개념은 예전 같지 않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사과문을 읽는 기자회견을 열거나 음반을 전량 회수할 정도로 사회적 파급력이 큰 사건은 다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죠. 이 사건도 아이유를 정상급 가수에서 끌어내릴 정도의 큰 반향을 불러오진 못했습니다. 아이유가 전곡을 작사·작곡하고 프로듀싱까지 맡은 첫 앨범인 만큼 그동안 쌓아온 뮤지션 이미지에만 타격이 있겠죠. 표절이 아닌 무단 샘플링 사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bluebel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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