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의 문화토크] 죠스, 레이더스, E.T , 에이아이(AI), 쥬라기공원, 우주전쟁 등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전 세계인들로부터 최고의 감독으로 찬사를 받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바로 참신한 아이디어와 콘텐츠를 바탕으로 굴하지 않고 모험하고 도전하기 때문이다.
최근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 역시 한국에서는 처음 시도된 짜임새 있는 엑소시즘에 더해진 오컬트 영화이다. 한국 영화계에서는 처음 시도 되는 영화라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새로운 볼거리가 부재했던 영화계에 신부들을 주인공으로 구마의식, 성수와 익숙지 않은 주문 등은 관객들에게 신비감과 새로운 재미를 불어넣었다.
‘검은 사제들’의 흥행 성공의 원인은 한국 영화계에 시도된 첫 번째 모험이라는 점과 사제들의 꼼꼼한 묘사, 신선함이 더해지면서 동시대에 접하지 못했던, 특히 10대~20대 관객들에게 어필한 부분이 크다.
‘검은 사제들’은 이미 익숙한 엑소시즘의 원형에 한국적 설정을 추가하고 두 사제간이 겪는 외적갈등과 계기적 사건을 짜임새 있게 풀어내며 친숙하게 다가왔다. 영화 마지막 하이라이트 부분에서는 두 인물의 심리적인 동기와 목적에 초점을 맞추어 사제와 악마의 상충되는 갈등과 불길한 기운을 폭발시키며 긴장감을 최고조로 승화시킨다.
이 영화는 기존 엑소시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관절이 꺾이고 침대가 날아가는 판타지보다는 관객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리얼리티에 바탕을 두며 노력했다는 흔적을 엿볼 수 있다. ‘검은 사제들’ 역시 공포와 초자연적인 현상에 한국적 리얼리티를 가미해 오컬트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첫 번째 영화가 될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은 있다. 소녀의 몸에 깃든 악령이라는 설정과 초점을 통해 퇴마의식에 맞추어 긴장의 최고조로 이끌어가는 영화공식은 기존 엑소시스트와 크게 차이가 없다. 미스터리·스릴러 매니아들에게는 복선 깔기가 아닌 새로운 실험적 시도와 플롯이 더 강하게 필요할지 모른다. 영화가 기억의 잔상들로 오랫동안 남기 위해서는 재미가 있어야 되고, 새로운 창작적 실험이 있어야 된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 뮤지컬의 창작실험 시도의 부재는 영화보다 더 심각하다. 한국 예술의 창작무대이며 연극·뮤지컬의 청정지역인 대학로마저도 상업주의바람이 거세지고 있고, 뮤지컬 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형 제작사들도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한 채 티켓 마케팅을 위해 해외 유명 작품들의 오리지널 버전 제작에만 몰두하고 있어 모험과 창작정신의 부재가 아쉽기만 하다.
정부와 뮤지컬 제작자들은 차세대 아이들이 다양한 문화콘텐츠 영역에서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창작 정신을 바탕으로 한 문화예술 산업 조성에 앞장서는 것이 필요하다.
대중문화평론가, 남예종 연기예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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