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유럽 한달] 03. 파리- 햇빛이 난다면 야외로! ‘베르사유 궁전’

[무작정 유럽 한달] 03. 파리- 햇빛이 난다면 야외로! ‘베르사유 궁전’

기사승인 2015-12-17 00:20:55

[쿠키뉴스] * 공교롭게도 이번 여행기의 첫 여행지가 프랑스 파리입니다. 이번 테러로 희생된 분들과 가족 분들께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하루 빨리 평화롭고 여유로웠던 파리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자, 드디어 본격적으로 파리를 관광해 볼까요? 그런데 어디부터 갈까요? 가장 유명한 순서대로... 에펠탑? 개선문? 답은 ‘그 날의 날씨에 따라서’가 아닐까 해요. 여행기간 내내 날씨가 좋다면야 어디부터 다녀도 상관없겠지만, 날씨가 변덕스러운 파리의 봄이나 가을이라면 날씨 상황을 보고 정하는 것이 좋아요. 특히 겨울에 방문했다면 비도 자주 내리고 흐린데다 낮 시간은 짧아서 일정을 잘 잡아야 한답니다. 저희 일정도 날씨에 따라 계속 바뀌었어요. 도착하자 마자 춥고 흐린 날씨가 연이었는데 도착 3일만에 겨우 화창한 날씨를 만났지 뭐에요. 창가로 들어오는 햇빛과 파란 하늘에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오늘의 일정 변경! 그렇게 베르사유 궁전으로 향합니다.

왕이 사냥할 때 머무는 여름 궁전인 베르사유 궁전은 파리 외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파리 시내에서는 국철인 RER C5를 이용해 종점(Versailles Rive Gauche)까지 가서 도보로 7분 정도면 도착합니다. 기차역에서 찾아가기 복잡하지 않냐고요? 표지판을 찾아 두리번거릴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마치 단체여행이라도 온 듯이 종점에서 내린 사람들 대부분이 그 곳을 향해 갈테니까요. 그렇게 사람들을 따라가면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눈부신 황금빛 지붕의 웅장한 궁전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동시에 엄청난 인파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서있는 줄도 보게 됩니다. 뮤지엄패스가 없다면, 그리고 땡볕 아래 줄 설 자신이 없다면 오른쪽 입구를 통해 정원을 먼저 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오후가 되면 입장권 구입 줄이 현저히 줄어들거든요.

날씨도 좋겠다 베르사유 궁 정원을 여유롭게 거닐면 좋겠지만… 걷다가는 백이면 백 지치기 딱 좋은 크기랍니다. 그래서 ‘Les Petits Trains’이란 꼬마 기차표를 사는 편이 좋아요. 밥 한끼를 사먹을 수 있는 비싼 비용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베르사유 궁을 갈 때엔 편안한 신발과 복장, 그리고 생수가 필수입니다.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라면 도시락을 싸와도 좋고요. 눈 앞에 펼쳐진 푸른 숲과 한가로이 호수를 노니는 백조를 보며 잔디밭에서 까먹는 도시락! 간만에 본 햇빛이라면 주변의 파리지앵처럼 잔디밭에 누워 그저 햇빛을 즐겨도 좋고요. 아참, 먹을 거리를 싸오셨다면 정원에서 다 드시는 게 좋아요. 궁전 안 음식물 반입을 엄격하게 제한해서 음식물이 있다면 출입구 보관대에 맡겨야 해요. 또 출구랑은 거리가 있어 입구까지 찾으러 가기 무척 귀찮고요.

드디어 베르사유 궁전 안으로 들어갑니다. 패키지 단체관광으로 왔다면 입구에서 “30분 드릴게요. 시간 엄수하셔야 합니다!” 협박(?)라며 아닌 협박을 들으며 쫓기듯 봐야 했겠죠. 하지만 우린 여유로운 자유여행자니까 오디오 가이드도 빌려서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답니다. 공간을 옮겨 다닐 때 마다 한국어로 설명을 해주는 오디오 가이드, 강추합니다. 가장 유명한 곳은 거울의 방(La Galerie des Glaces). 길이가 73m인 방에 벽과 천장이 거울로 장식된 곳인데 제 1차 세계대전의 평화협정인 베르사유 조약이 바로 여기서 이뤄졌다고 해요.

[베르사유 궁전] Place d'Armes, 78000 Versailles, 성수기(4~10월) 09:00~18:30, 비수기(11~3월) 09:00~17:30, 월요일 휴관.

눈이 오면 눈 오는 대로, 비가 오면 비 오는 대로 낭만적인 파리이지만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여행스타일이라면 겨울만은 피하는 것이 좋다. 겨울은 낮 시간이 짧고 비가 자주 오기 때문. 원래 겨울도 별로 춥지 않고 여름 더위도 심하지 않은 기후였지만 최근 들어 한파와 폭염이 동반되는 이상기온을 보이고 있다. 여름 더위가 9월까지 이어지는 한국과 달리 9월이면 온도가 뚝 떨어지기 때문에 방한(방풍) 옷차림이 필수다. 6~8월은 낮엔 덥지만 밤에는 선선하기 때문에 가벼운 겉옷을 챙기는 것이 좋다.

여행 기간 중 눈, 비나 추위 등 날씨가 궂은 날이 있다면 미술관&박물관 일정으로 변경하자. 여러 군데를 가고 싶다면 ‘파리 뮤지엄 패스’를 사자. 시내와 근교의 미술관 및 박물관을 무제한으로 관람할 수 있는 패스로 경제적이고, 전용 입구(Fast Track)가 있는 곳은 줄을 설 필요가 없어 시간도 줄여준다. 유명한 곳은 대부분 다 포함되는데 (시내의 루브르박물관, 오르세미술관, 로댕미술관, 오랑주리미술관과 외곽의 베르사이유 궁전, 생드니 대성당 등 60개) 단, 휴관일(월 또는 화요일. 1/일1, 1/5일)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www.parismuseumpass.co.kr

글·사진 | 이선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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