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단체들의 연합체인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5000명(경찰추산 2500명)이 모여 제3차 민중총궐기 대회를 열었다.
당초 주최 측은 서울역광장과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지만, 경찰이 보수단체의 다른 집회와 시간·장소가 겹친다는 이유로 금지통고하자 문화제를 열겠다며 서울시로부터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를 받았다.
주최 측은 이날 행사 이름을 ‘소요 문화제’로 정했다. 경찰이 구속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적용한 소요죄에 반발하는 의미다. 참가자들은 탬버린, 부부젤라, 호루라기, 막대풍선, 북 등을 준비해왔다.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인 최종진 수석부위원장은 “정말로 정권이 미쳤다. 대통령이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민주노총 지켜내고 함께 투쟁할 때 이 암흑의 정권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행사를 마치고 광화문광장 옆 서울 파이낸스 빌딩부터 보신각을 거쳐 마로니에공원까지 3.6㎞를 행진했다. 경찰과 별다른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행사에 대해 순수한 문화제가 아니라 집회·시위로 변질됐다고 판단하고, 주최 측 집행부에 대한 처벌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치성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을 사용하고, 무대에 오른 발언자 대부분이 정치적 발언을 했으며, 행사장 주변에서 시민을 상대로 ‘한상균을 석방하라’ 등 유인물을 배포하고 사회자의 선동에 따라 구호를 제창했다”며 “행사의 전체적인 전개 양상을 볼 때 순수 문화제의 범위를 넘어선 미신고 불법 집회를 개최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